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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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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가 있는 날, 복순이할배 보러오세요
- 4월 26일(수) 오후 7시30분 다누림홀 4월 ‘문화가 있는 날’인 26일(수) 오후 7시30분 다누림센터 다누림홀에서는 뮤지컬 공연이 마련된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뮤지컬 ‘복순이할배’(연출 박정우, 제작 아트레볼루션)가 관객을 맞이한다. 뮤지컬 ‘복순이할배’는 사랑을 경험해 본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특히 사랑의 참 의미를 잘 알지 못하는 청춘남녀는 물론, 정신없이 흘러가는 세월에 사랑의 의미를 잊고 살아가는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들이라면 더욱 와 닿는다. 청춘남녀가 놓치고 갈 수 있는 사랑을 괴짜 노인 복순이 할아버지를 통해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사전에 사상문화원으로 전화예약(☎316-9111)하면 된다. 문화교육홍보과(☎310-4062)
- 2017-04-28
- 2017 생활문화 프로그램 수강생 모집
- 2017-04-28
- 시가 있는 창 <38> 작은 것들이 이룬 세상
- 까치가 놀러 나온 잔디밭 옆에서 가만히 나를 부르는 봄까치꽃 하도 작아서 눈에 먼저 띄는 꽃 어디 숨어 있었니? 언제 피었니? 반가워서 큰소리로 내가 말을 건네면 어떻게 대답할까 부끄러워 하늘색 얼굴이 더 얇아지는 꽃 잊었던 네 이름을 찾아 내가 기뻤던 봄 노래처럼 다시 불러보는 너, 봄까치꽃 잊혀져도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며 나도 너처럼 그렇게 살면 좋겠네 ― 이해인 시 「봄까치꽃」 전문 ‘까치가 놀러’ 나오듯, 집 언저리 강가를 산책한다. ‘가만히 나를 부르는’ 이 저녁이, 저기 길고도 먼 시간의 어느 한순간이라 생각하면 삶이 참 아득하고 무모한 것 같다. 그래도 벤치에 앉아 내 앞에 놓인 풍경을 가만히 끌어다 보면, 작은 것들, 더구나 자세히 봐도 가름할 수 없는 미세한 것들이, 서로 엇갈리며 어우러져 바둥거리는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작은 것들이 세상을 이룬다. 저 앞에 호젓이 걷는 노인의 발걸음도, 어느 날 작은 배냇짓이 쌓은 몸짓이다. 길섶 우뚝한 저 바위도, 흙 알갱이 한 톨씩 백만에 백만 개가 천만 년 다져진 살덩이다. 강물이 저렇게 두툼한 것은 더듬어 시작조차 찾을 수 없는 어린 물방울들의 만남이요, 바람만 겨우 닿는 저 메타세콰이어 우듬지도 그 첫날은 초라한 움에서 밀쳐난 배아이다. 가느다란 어깨를 서로 비비며 수군거리는 갈대들, 그 헝클어진 숲길을 안내하는 길고양이 작은 눈알. 부동으로 강을 지키는 벤치 아래 웅크린 낮은 어둠들, 그 어둠을 위로하다 누군가 남겨 둔 한 줌의 향기. 나는 그 작은 향기에 젖어 ‘잊혀져도 변함없이 제자리’ 찾아 온 어린 들풀들의 키 크는 소리를 듣는다. 그 왁자함에 꿈을 품고 부푸는 4월의 대지를 수긍한다. 작아서 가죽을 엮는 바늘처럼, 작아서 온 하늘을 꿰어 펼친 별들을 쳐다본다. 저 별들이 내려다보면 내 삶은 작다. 저기 아파트 칸칸의 불빛들도 작다. 작아서, 길고 먼 시간을 하루 한 뜸씩 엮고, 작아서, 무주공산 이 땅을 촘촘히 꿰어 펼치며 산다. 큰 것을 크다고 부추기면 안 된다. 작은 것을 작다고 내치면 안 된다. 작은 것에 숙연한 사랑은 그보다 더 크고, 큰 것에 헌납한 사랑은 그만큼 더 작다. 작은 것이 모든 본래의 모습이다. 고개 숙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봄까치꽃’을 그래서 시인은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살면’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권용욱 (시인) ◇ 약력: 부산경원고등학교 교사, 『포엠포엠』 등단 시인
- 2017-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