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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춤.창작춤 한자리서 보세요~
우리 전통춤.창작춤 한자리서 보세요~
10월 28일(수) 저녁 7시30분 다누림홀        노해진 무용단, 오고무.판굿 등 선보여     노해진 무용단의 오고무(위 사진)와 판굿(아래 사진) 공연 모습.     “문화의 달, 마지막 수요일엔 다누림홀로 오세요.” 10월 마지막 수요일인 28일 저녁 7시30분 다누림센터 다누림홀에서는 노해진 무용단 초청공연이 펼쳐진다. 당초 이 공연은 지난 6월 24일 저녁 삼락천 음악분수대 특설무대에서 ‘시원.달콤한 문화마을’ 공연의 일환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연기됐다가 이날 다누림홀 무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노해진 무용단은 전통의 호흡과 신명이 한국 창작춤이라는 새로운 장르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부단히 연구.노력하는 무용단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젊은 춤꾼 15명이 화려하고도 장중한 궁중무용(작품명: 아침연꽃)을 선보인다. 또 다섯 개의 단청북(북의 가죽 면에 태극과 용을 단청으로 그려 넣은 북)을 다루는 현란한 몸놀림이 일품인 ‘오고무’를 비롯해 걸립패나 두레패들이 넓은 마당에서 재주 부리며 노는 풍물놀이인 ‘판굿’도 펼친다. 이밖에 한량무(풍류를 즐기던 선비의 모습을 그린 춤)와 입춤(전통춤의 근간을 이루는 여성적인 기본 춤), 태평무(태평성대를 기원하며 추는 춤) 등 다채로운 춤사위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주민 누구나 전화 예약(☎316-9111) 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사상문화원(☎316-9111)문화교육홍보과(☎310-4062)
2015-10-30
제7회 사상여성합창단 정기연주회
제7회 사상여성합창단 정기연주회
   
2015-10-30
제20호 『사상문예』 작품을 모집합니다
제20호 『사상문예』 작품을 모집합니다
 
2015-10-30
무겁고 가벼운
무겁고 가벼운
< 시가 있는 창 20>   아버지와 어머니가 염소막에서 배꼽을 맞추고 야반도주할 때  가덕섬에서 부산 남포동에 닿는 물길 열어준 사람은 오촌 당숙이시고  끝까지 뒤를 추적하다 선창에서 포기한 사람들은 외삼촌들이시고  나 낳은 사람은 물론 어머니이시고  나 낳다가 잠에 빠져들 때 뺨을 때려준 사람은 부산 고모님이시고  나하고 엄마, 길보다 낮은 집에 남겨두시고  군대에 간 사람은 우리 아버지시고  젖도 안 떨어진 나 안고 ‘천신호’를 타고, 멀미를 타고 가덕섬으로돌아온 사람은 할머니시고  빨아 먹을 사람 없어지자 젖이 넘쳐나  염색공장 변소 바닥이 하얗도록 짜낸 사람은 다시 우리 어머니시고  젖 대신 감성돔 낚아서 죽 끓여 나를 먹인 사람은  큰아버지시고  무엇을 씹을 때부터  개펄에서 털 난 꼬막 캐 와서 먹인 사람은 큰어머니시고  그렇게 저녁마다 차나락 볏짚으로 큰아버지 주먹만 한 털 난 꼬막구워주신 사람 큰어머니시고  한 번씩 나 안아보러 오는 우리 엄마에게  덕석에서 늦은 저녁상을 받으며   욕 잘하는 우리 큰어머니  니 털 난 꼬막으로 나왔다고 다 니 새끼냐 하셨을 것 같고  우리 엄마 울고  우리 엄마 울고  털 난 꼬막 목젖에 걸려 넘어가지 않고       박형권 <털 난 꼬막> 전문     철없는, 이제 막 어른이 된 남녀가 사랑에 빠졌다. 각자의 집안에서 아무리 단속하고 다리몽댕이를 분질러버린다고 협박을 하고 머리를 쥐어박아도 자연이 시키는 일을, 생명체가 가진 종족번식의 욕구를, 그 엄정한 섭리를 누가 막을 수 있을까. 기어이, 덜컥 저질러버린 일에 겁이 난 둘이 도망을 간다.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가출한 아이들이 도시에서 아이를 낳는다. 아이는 그렇게 태어난다. 길보다 낮은 단칸방에서, 지하 월세방에서. 그래도 젊은 부모는 어여쁜 이 아기를 잘 기르겠다고 결의에 차서 손을 맞잡는다. 그러나 곧 현실이 들이닥친다. 처자식을 부양해야 할 아빠는 군대에 가야하고 먹고 살기 위해 엄마는 돈을 벌어야 한다. 아기는 어떻게 하나……. 여기까지는 늘 일어나는 이야기다. 요즘이나 옛날에나 젖먹이가 딸린 여자가 홀로 자립하기란 불가능할 터. 그러나 다음 얘기는 다르게 흘러간다. 박형권의 시에선 그때 할머니가 나타난다. 큰어머니가 나타나고 큰아버지가 나타난다. 온가족이 공동 육아에 참여한다. 아기는 귀하게 받아들여지고 그 환경에서 최상의 보살핌과 사랑을 받고 자란다. 가끔 엄마와 아기가 눈물의 상봉을 하지만 곧 아빠가 제대를 할 것이고 아기와 함께 세 식구가 가난하지만 단란한 가정을 다시 꾸릴 것이다. 그런 믿음이 있었다. 나를 당숙과 외삼촌과 고모와 할머니, 큰어머니와 큰아버지라는 호칭으로 불러주는 존재에게 그만큼의 사랑을 나누어주는 당연한 믿음이. 그래서 철없는 일탈도 용인이 되고 모두가 세상의 일원으로 자리 잡고 살 수 있었다. 자칫 한 번만 삐끗하면 삶에서 밀려나고 죽음으로 떠밀리는 외줄타기처럼 살진 않았다. 미혼모가 되어 화장실에서 낳은 아기를 유기하지도 않았다. 일등을 못해도, 대학을 못가도, 취직을 못해도, 빚이 좀 져도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다. 목숨을 수단으로 삼고 어떤 것을 주장하지 않아도 되었다. 대체로 다, 산다는 건 무거운 게 아니던가. 그래도 이렇게 서로의 짐을 나누면 가볍게, 농담처럼, 해프닝처럼 살 수도 있는 것을……. 전명숙 (시인)
2015-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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