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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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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도서관 내년 하반기 개관 예정
- 시민 참여 공간 아이디어 11월 30일까지 접수 “부산도서관 ‘시민 참여 공간’의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시민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기다립니다.” 부산 시민 누구나 11월 30일까지 ▶부산시 홈페이지 부산도서관 ‘시민 아이디어 접수’ 코너(www.busan.go.kr/edu/libraryidea) 또는 ▶부산시 공식SNS(블로그,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등 blog.busan.go.kr, story.kakao.com/ch/toktokbusan 등)를 통해 부산도서관 ‘시민 참여 공간’ 구성과 운영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면 된다. 시민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검토 후 향후 부산도서관 운영에 반영할 예정이다. 사상구 덕포동 옛 상수도계량기검사센터 부지(사상구 사상로310번길 21)에 건립 중인 부산도서관(부산대표도서관)은 2020년 하반기 개관할 계획이다. 문의 : 부산시 부산도서관개관추진단(☎888-2049) 사상구 문화교육과(☎310-4064)
- 2019-11-29
- 산악인 엄홍길 초청 북토크, 11월 28일(목) 오후 3시 다누림홀
- 2019-11-29
- 시가 있는 창 (69) 숭숭 구멍 뚫린
- 입동이 지나면서 한낮의 따뜻했던 볕도 조금은 시들해진다. 한참을 견딜 것 같던 태양빛과 울창하던 잎들의 기운이 이미 쇠하여졌다. 발아래 떨어진 물든 나뭇잎을 주워든다. 숭숭 구멍이 뚫렸다. 이 뚫어진 구멍 사이로 덥고 서늘한 몇 날의 바람, 햇살과, 어둠 속 여린 별빛들, 얼마나 많은 사연들이 다녀갔을 것인가. 닳고 닳아 뒤꿈치가 구멍난 양말처럼, 나의 인생도 참 멀리 돌아왔으니. 내가 딛고선 땅의 기운도 작은 나뭇잎처럼 성盛과 쇠衰를 거듭해 돌고 있는가. 감성적이기보다는, 이러한 때 어디쯤에서 서성이는 내 존재의 본연은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하게 하는 계절이다. 산들은 곧 품고 있는 저 위풍당당의 울긋불긋한 색채마저도 금세 놓아 버리리라. 저녁길을 걷는 사람의 어깨도 기울어간다. 기울어지는 각도만큼 살아감의 무게는 줄어든다는 것일까. 나무가 겨울이 오기 전. 놓아 주어야 할 인연에 떨고 있다. 비우면 고요해지고,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 낙타를 타고 사막을 여행하던 그때, 아무것도 없을 것 같던 그 밤에 쏟아져 내리던 꼬리별들과, 어둠을 길게 출렁이던 은하의 물결. 오리온과 북두와 삼왕성과…… 끝모를 별들의 행진. 어둠 속 들썩이던 모래벌. 먼 길을 걸어온 낙타도 그러했고, 그 밤에 나는 끝내 잠을 이루지 못했다. 홀가분함이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나이 들면 잠이 줄어든다고 하는데, 자의반타의반 내려놓을 것 내려놓으니 잠이 길어진다. 다시 새순을 틔우면 멀리서 날아와 한때의 집중을 깨울 것도 같지만, 지금은 그저 고요해지고만 싶을 뿐. 겨울 길목에 선 나무의 숨결이 내 마음에 간간해진다. 내려놓는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우리는 어리석음에 그 내려놓음의 때를 알기나 하는 것인지. 살아가면서, 한번쯤 물렁해지고 싶은 때가 있다. 빈틈을 보이고, 헤실거리며, 나뭇잎 지는 오솔길을 혼자 걷고 싶다. 그러면 숭숭 구멍 뚫린 나의 길이 보이기라도 하려는지. 피곤하다. 돌아가 잠을 자야겠다. 쓸쓸히 고요한 건 내 안에서 잠든, 나와 참으로 만난 까닭이리라. 박윤규 (시인)
- 2019-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