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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사상강변 청소년어울림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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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7
2019 사상예술문화아카데미 수강생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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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7
시가 있는 창 (62) 즐거운 봄밤
시가 있는 창 (62) 즐거운 봄밤
언양 작천정 벚꽃길을 찾아옵니다. 25년 전 이곳 아파트에 살던 기억을 보살피며 천천히 걸어 봅니다. 그동안 나무도 팔다리 더 길어지고 뱃살 많이 늘었습니다. 피부도 트실트실 거무스레하고 군데군데 구부러진 허리에 시멘트 보정도 받았습니다. 한 곳에 100년을 살아 피곤할 텐데 사람들이 추켜세운 불살로 허옇게 밤을 새는 나무들.    봄의 고갯길에서     휘날리는 꽃잎 잡으려다 깨뜨렸던     내 유년의 정강이 흉터 속으로     나는 독감처럼 오래된 허무를 앓는다     예나 제나     변함없이 화사한     슬픔,     낯익어라     -송연우 시 「벚꽃」 전문 나무는 왜 꽃을 피울까요? 꽃이 열매로 가는 걸음이라면, 그 막바지는 마련되어 있나요? 여기 콘크리트 아스팔트 천지 어디에도 온전히 발아할 수 없는 한 톨 버찌를 위해 꽃잎들이 애써 흐드러져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햇살 꿍쳐 색을 돋우고 벌나비 꾀어 불면의 화술 여무는 꽃의 일생. 이별의 찰나조차 미리 조짐 없는 깜깜한 저 밤하늘의 무엄 앞에 이토록 가볍게 찬란해야 하는 까닭이 대체 무엇일까요?    관촉사 벚꽃 속에서     문상 못한 친구 만나     흠칫 놀라다     -주근옥 시 「벚꽃」 전문 봄날을 며칠 허허롭게 피었다가 한 조각 불빛으로 스러지는 꽃잎을 우리의 삶에 빗대보는 일도 즐겁습니다. 삶이 늘 유쾌하고 원만하여 즐거운 것만은 아니겠지요. 화르르 어둠 속으로 사라질 수 있어 더욱 아름다운 꽃잎처럼, 쓸쓸함의 옆구리에 단단히 기대어 다시 봄밤을 걷는 일 또한 즐겁습니다. 고픈 생각조차 없으면 삶의 부끄러움도 잃어버릴지 모르니까요. 한두 꽃잎 바람 따라 앗겨도 아직 뿌리 깊은 수행에 묵직한 나무들 곁으로.   오늘 햇빛 이렇게 화사한 마을     빵 한 조각을 먹는다     아 부끄러워라     나는 왜 사나     -이외수 시 「벚꽃」 전문 권용욱 (시인)
2019-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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