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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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의 풍경 <11> 새벽에 편지를 쓰다
- 진명주(시인)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박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고 우리들 가슴의 깊숙한 뜨거움과 만난다 다시 고통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해야겠다 따스한 햇살과 바람과 라일락 꽃향기를 맡기 위하여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한마디 곽재구 〈새벽편지〉 부분 아련한 소리에 깬다. 어디서 들리는 소리일까. 이스탄불의 새벽, 커튼 틈을 밀치고 들어서던 신비롭고 구슬프던 그 아잔소리를 닮았다. 깨어서도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마음이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한없이 여려진다.전원 스위치 옆 빨간 불빛이 깜빡인다. 빨간 불빛을 보다가 계림의 골목에서 마주친, 뒤가 헐은 개를 떠올린다. 구경을 마친 일행이 타고 온 버스를 향해 달음박질치는 그 순간, 나는 왜 발을 멈추었을까? 황망히 서 있는 퀭한 개와 눈을 마주쳤을까? 주린 뱃가죽은 이미 등에 달라붙었고, 벌겋게 헐은 뒤는 자리를 넓혀 금방이라도 땅으로 쏟아질 기세였다. 개의 형상 때문인가. 숙소로 돌아오는 내내 알지 못할 무언가가 내 가슴을 짓눌렀다. 답답함은 좀체 쉬이 가시지 않았다. 그 개는 어떻게 되었을까? 중국 최고의 명절인 춘제 마지막 날, 한 해의 액운을 물리치고 복을 기원하는 마음들이 밤늦도록 폭죽을 터뜨린다. 침대에 누워 창 밖 화려하게 피어나는 불꽃을 본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개도 마찬가지일터. 밤하늘을 밝히는 저 불꽃이 아픈 몸을 핥고 있는 개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위무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커튼을 밀치고 창을 연다. 새벽이 제 커다란 품을 펴고 자애로운 입맞춤을 한다. 상처받은 뭇 것들이 움직인다. 그 속에는 내가 미처 돌보지 못하고 지나친 모습도 섞여 있다. 늦었지만 손을 내민다. 따뜻함이 전해진다. 오랜 아픔을 딛고 다시 사랑에 빠진 친구가 수줍게 말했다. 이 나이에…… 어떻게 나에게 이런 일이…… 말갛게 웃는 친구의 눈빛이 새벽별을 닮았다. ‘별 하나가 반짝인다’로 시작되는 편지를 쓴다. 새 출발을 축하한다. 맘껏 자랑하라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나도 따라 환해진다.
- 2012-03-02
- “몸 불편한 분들께 문화 향기 전해요”
- 29일까지 ‘착한그물’신청 접수예술인들이 직접 찾아가 문예활동부산특산품 ‘사랑의 쌀’도 전달 예술인들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 가정을 직접 찾아가 문화공연을 펼치는 ‘착한그물’ 사업이 펼쳐진다.‘착한그물’ 사업은 부산시와 (재)부산문화재단이 기획한 문화나눔(문화바우처) 사업으로 2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다.예술인은 클래식, 국악, 대중음악, 미술, 문학, 무용, 연극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개인 또는 소그룹으로, 독거노인세대 등 착한그물 사업 참여 가구를 직접 방문해 문화 활동을 펼친다.문학 신청인에게는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꼬마 자서전’으로 엮어준다. 미술 신청인에게는 초상화나 가족 모습을 그려준다. 음악 분야 신청인에게는 통기타 오카리나 등 다양한 악기로 연주를 해주거나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준다.착한그물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홀로어르신이나 장애인, 동주민센터가 추천한 재가복지세대는 29일까지 동주민센터로 신청하면 된다. 동별로 5∼10세대 선착순 마감하며, 세대별 방문일정은 3월부터 개별 통보한다.또 참여 가구엔 강서구에서 생산한 ‘가락 황금 쌀’ 또는 기장군에서 생산한 ‘새벽처럼 빛나는 쌀’ 10㎏짜리 1포를 전달할 예정이다. 〈문화홍보과 ☎310-4062〉
- 2012-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