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문화

문화

검색영역

총게시물 : 2건 / 페이지 : 1/1

“높고 푸른 가을, 우리 함께 뛰어요”
“높고 푸른 가을, 우리 함께 뛰어요”
  구청장기 체육대회·자전거대축제·MTB 랠리 잇따라     “높고 푸르른 가을 하늘 아래서 우리 함께 뛰어봅시다.”운동하기 좋은 계절, 가을을 맞아 삼락강변공원·백양산 등에서는 각종 체육행사가 잇따라 펼쳐진다.일요일인 26일 학장동 반도볼링장에서는 제9회 사상구청장기 볼링대회가 개최됐다. 20개 볼링 동호인 200여 명이 참가,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특히 10월 첫째 일요일인 3일 삼락강변공원에서는 4개 종목의 체육행사가 한꺼번에 열려 관심을 모은다. 구청장기 축구·야구·테니스·게이트볼대회에는 선수와 임원 등 2000여 명이 참가, 실력을 겨룬다.또 2일과 3일 삼락강변공원 D축구장에서는 ‘달려라 두바퀴 2010 녹색사상 자전거 대축제’가 펼쳐진다. 자전거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며, 자전거를 타면서 각종 묘기를 선보이는 ‘익스트림 공연’(2일 오후 3시, 3일 오후 2시)도 마련된다. 가족자전거를 비롯해, 커플자전거, 전기로봇자전거 등을 타볼 수 있는 이색자전거 체험(다문화가정 무료, 주민 실비)과 제2회 어린이 자전거면허시험(2일 오후2시 C축구장), 나무자전거 모형만들기도 진행된다. 문의 : ☎310-45513일 백양산에서는 부산시와 (사)부산사랑범시민자전거연합회 주최로 ‘제2회 다이나믹 부산 산악자전거(MTB) 랠리’가 펼쳐진다. 이날 산악자전거 동호인 1,000여 명은 기념식을 마친 뒤 신라대학교를 출발,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밟아 백양산 MTB코스(일반인 25㎞, 전문가 50㎞)를 완주한 후 출발지인 신라대로 되돌아오게 된다. 참가를 희망하는 시민과 산악자전거 동호인은 오는 29일까지 범시민자전거연합회 홈페이지(www.busanlovebike.c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선착순 1,000명 접수, 참가비 1만원.9일 동서대학교 민석체육관에서는 제16회 구청장기 태권도대회가 마련된다. 12개 동을 대표하는 선수 600명이 참가, 리그 및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다.오는 11월 28일 신라대학교 실내체육관에서는 제8회 구청장기 탁구대회가 열리는데, 15개 클럽이 리그 및 토너먼트 방식으로 실력을 겨룬다. 제10회 구청장기 배드민턴대회도 가을에 열릴 예정(추후 일정 공지)이다.한편 11월 18일까지 매주 월·목요일 오후 7∼8시 모라중학교 운동장에서는 보건소 건강증진센터(☎310-4821) 주관으로 웰빙워킹교실이 운영된다. 수강료 무료.문의 : 총무과(☎310-4124), (사)부산사랑범시민자전거연합회(☎911-0202)
2010-10-01
詩가 있는 窓 114 - 이상한 시간
詩가 있는 窓 114 - 이상한 시간
      박 윤 규 꽃이보이지않는다.꽃이향香기롭다.향기香氣가만개滿開한다.나는거기묘혈墓穴을판다.묘혈墓穴도보이지않는다.보이지않는묘혈墓穴속에나는들어앉는다.나는눕는다.또꽃이향香기롭다.꽃은보이지않는다.향기香氣가만개滿開한다.나는잊어버리고재再차거기에묘혈墓穴을판다.묘혈墓穴은보이지않는다.보이지않는묘혈墓穴로나는꽃을깜박잊어버리고들어간다.나는정말눕는다.아아.꽃이또향香기롭다.보이지도않는꽃이……보이지도않는꽃이.                         이상, 「절벽絶壁」 전문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육신이 흐느적흐느적 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처럼 맑소. 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뱃속으로 스미면 머릿속에 으레 백지가 준비되는 법이오.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파라독스를 바둑 포석처럼 늘어놓소. 가증할 상식의 병이오.(이상의 「날개」 중에서)   1910년 9월 23일 밤에, 아무도 깨어있지 아니하였을 고요한 시각에 그가 이 세상에 왔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 그가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세상에다 대고 똑똑똑, 노크를 하였을 것이다. ‘천재시인 이상’ - 세상은 그렇게 그를 불렀고, ‘책임의사 이상’ - 그는 자기를 이렇게 소개했다. 이후 100년. 2010년 9월 23일의 아직도 컴컴한 밤에 그의 시를 읽는다. 이 밤에, 그를 대신하여 누군가가 또 불침번을 서야할 것이기에.아무래도 이 밤은 굴욕적이기도 하거니와 굴복을 강요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10층 높이의 아파트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보면 지상地上이 꽤나 깊은데, 맞은편 절벽을 건너다보면 층층層層, 각종의 묘혈이다. 거기 4층쯤에 내가 누웠다가 잠자리가 신통치 아니하면 부스스 일어나 7층쯤으로 다른 묘혈을 찾아보는 것이다. 하긴 각자의 취향대로 장차 더 크고 어둠이 깊은 묘혈로 옮겨 보려는 은밀한 작정作定도 있을 것이다……. 나는 어렵지 아니하게 생각을 꺼내든다.조고만 벌레들이나 곤충만이 절벽에 붙어 사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그 아슬한 위험을 측량하지도 아니하고 잘도 오르내린다. 흔들리는 공포에 잘 적응되어 있다. 밤마다 나는 거울을 본다. 거기 나를 꼭 빼어닮은 누군가가 있다. 밤의 어두운 골목을 걸을 때 그는 어느 적당한 거리에서 또각또각 발소리를 내며 뒤를 따랐다. 실체는 보이지 아니하는데 그 눈빛, 나는 그 눈빛을 안다. 아주 허기에 지쳐 있거나 절대 절망하지 아니할 살의殺意의 눈빛. 거울 속에는 내가 만질 수 없는 꼭 그만큼의 거리를 두고 그가 있다.도시는 북적거리며 설레이기도 하면서 하루에 거대한 절벽 하나씩을 세운다. 사람들은 거기 절벽에 묘혈을 파기 시작한다. 보이지도 않는 묘혈, 보이지도 않는 꽃. 이 도시를 흘러다니는 고운 향기, 아아, 꽃향기……. 생각을 추스르고 글을 쓴다는 건 하나의 묘혈을 다시 파는 일이다. 나는 내가 어떤 목적으로 나의 묘혈을 파 두었다는 것을 금세 잊어버린다. 잊어버리고는, 다시 묘혈을 파기 시작한다. 정말이지, 나는 눕는다. 벽은 튼튼하였으며 나는 무사하였다. 연애라도 해야 하나?  ■시인■
2010-10-0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