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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으로 낳은 아이
- “얘가 ‘엄마’라고 부르면 눈물이….” 여고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 원래 2명의 자녀가 있었는데 최근에 딸 아이 한 명을 더 낳았다. 배 아파서 낳은 자식? 아니다. 그 딸아이는 가슴으로 낳았다. 입양한 것이다.친구는 남편을 따라 과거 캐나다에서 잠깐 살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한국에서 세 살배기 남자 아이가 캐나다에 입양되어 온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그리고 귀국해서 결국 공개입양을 하기로 결심하고 ‘샛별이’라는 아이를 가슴으로 낳게 된 것이다. 입양신청도 하기 전에 가족회의에서 ‘샛별이’란 이름까지 지어놓고 아이를 기다렸을 정도로 가족 모두가 좋아했다고 한다. 얼마 전 다른 친구들과 그 집에 놀러 가보니 ‘새 엄마 아빠’를 만난 샛별이는 천진난만한 웃음과 재롱으로 집안에 행복을 선물했다. 샛별이는 입양한 후 1년 넘게 이틀에 한 번씩 병원에 가야 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아 가족들의 애를 태웠지만, 가족들의 사랑으로 지금은 시력이 조금 나쁜 것을 빼곤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등학생인 샛별이 오빠와 언니는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어린 여동생이 1명 있다고 하면 놀란다며 웃었다. 친구 부부는 가족은 닮는다고 하는데 샛별이와 언니, 오빠 3남매가 얼굴 모양까지 닮아간다고 좋아했다. “아이를 낳는 방법은 크게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로 나뉜대. 그런데 의사 선생님한테 이야기를 들어 보니 하나를 추가해야 한다고 하네. ‘가슴 분만’이라는 거지.’친구는 웃으면서 얘기를 꺼냈다. ‘공개입양’을 아이 낳는 방법의 하나로 공식화할 때라는 말이었다. 그런 개념을 확산시키고 우리의 마음속에 퍼지게 하면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되는 걸 조금이라도 줄이고, 우리 주변에서 더 많은 입양이 이뤄질 거라는 말이었다. 친구는 더 큰 결심과 뜻을 가지고 있었다. 친부모가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샛별이를 입양한 건데 지금도 정기적으로 샛별이와 친부모를 만나도록 배려하고 있으면서 나중에 아이가 더 크면 아이에게 모든 걸 다 말해주고, 결국에는 친부모님께 돌려보내줄 거라고 한다. 정말 이렇게 가까운 곳에 천사가 있을 줄이야….친부모가 가까이 있고 ‘가슴 부모’가 아이를 길러주며 왕래하고 함께 하는 사회. 정말 아름다운 친구 덕분에 요즘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행복해진다. 김 순 자 (감전동)
- 201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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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