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마당
열린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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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숙제
- 아버지 생신을 맞아 친정에 내려갔던 주말 오후. 우리 집 아들 둘과, 우리 아이들을 보고 놀러온 시골 이웃집 남자 아이들 셋. 이미 3시간째 컴퓨터 앞에 모여 앉아 게임만 했다.나는 아이들이 콘크리트를 벗어나서 들판에 좀 나갔다 오기를 바랐다.잠시 후 모두 밖으로 나가는 것 같았다. 차를 한잔 마시고 다시 집 밖을 바라보니 아이들은 또 하얀 시멘트로 발라져 있는 마을회관 앞에서 놀고 있었다.“얘들아, 엄마가 밖으로 나가 놀라고 한 것은 저기 흙으로 된 길이나, 밭고랑과 냇가, 둑길을 걸어보라고 한 거야. 그래야 흙도 밟아 보고 맑은 공기를 실컷 마실 것 아니니?”“아줌마, 우리는 그런 거보다 여기가 더 좋아요. 바지에 흙도 안 묻잖아요.”“그래, 엄마. 그냥 여기서 놀래. 풀 같은 건 인터넷 찾아보면 다 나오잖아.”“………”시골 아이들조차 이미 콘크리트에 익숙해져버린 세대. 도시 아이들은 그나마 흙을 그리워할 줄 알았건만, 아예 흙을 잃어버린 채 컴퓨터로 다 해결하려는 생각이 지배하는 현실 앞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아이들은 밖에서 펄펄 뛰어 놀면 얼마나 재미있는지, 냇가에 가서 물속의 돌을 들춰보면 보고 느낄 수 있는 게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그리고 흙 위에서 뛰놀다가 땀을 흘리고 들어올 때는 얼마나 상쾌한지 모르는 것 같았다. 늘 추억이 있는 시골인데 그나마 얼마 되지 않는 시골 아이들조차, 그리고 이미 완전히 콘크리트에 함몰돼버린 도시 아이들은 이제 흙을 번거로운 존재, 묻으면 털어야 하는 귀찮음이 따르는 것으로 멀리하고 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골 아이들마저 도시처럼 삭막해져 가는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내내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정말 어떻게 하면 ‘인간이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감동은 자연에게서’라는 소중한 진리를 아이들에게 깨우쳐 줄 수 있을까. 이젠 너무나 큰 내 숙제가 됐다. 김 정 수(모라3동)
- 2012-04-30
- 지하철 공짜로 타는 인생
- 지난 3월 24일 나는 만 65세가 되어 지공생(지하철 공짜로 타는 인생)이 되었다. 합법적으로 노인으로 인정받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각종 노인복지정책의 혜택을 받게 되었다. 생활이 어려운 노인에게 매월 일정액을 지급하는 기초노령연금을 비롯해 지하철·고궁·박물관 등의 무료이용, 철도·항공기 탑승료 할인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이와 같은 일들은 현재의 노인들이 격동의 현대사를 모두 거치면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는 토대를 마련하였고, 자녀들이 잘 살 수 있도록 헌신해 왔지만 정작 본인들의 노후대비는 제대로 하지 못하여 실제로 소득이나 재산이 전혀 없이 생활하는 등 경제사정이 어려운 노인들이 많고, 노인들을 부양하는 자녀들의 경제적 부담도 큰 편이기에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의 생활안정을 지원하고 복지를 증진함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정책들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65세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7.2%로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였다. 2018년에는 14.3%로 고령사회로 진입할 예정이며, 2026년에는 20.8%로 초고령화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되며, 2050년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노인인구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와 같이 급속한 인구의 고령화로 빈곤, 건강, 주택, 역할 상실 및 소외 등의 노인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고 있다. 급속히 고령화되는 노인인구를 경제활동인구가 모두 부양하는 것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노인들도 일하면서 소득을 올리고 자립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자칫 상실하기 쉬운 자아 존중감을 유지할 수 있고, 육체적·정신적 건강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일을 통해 소득을 얻으며 경제적 생활을 독립적으로 영위할 수 있다. 사회의 총체적인 부양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부·사회·노인 3자가 머리를 맞대고 정년연장, 일자리 창출 등과 같은 노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고, 자녀들의 경제적 부담도 줄일 수 있는 장단기적인 대책을 수립하여 차근차근 풀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 중 태명예기자
- 2012-04-30
- 칭찬의 힘
-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듯,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칭찬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가족들에게조차 서로 간에 칭찬을 하는데 인색하다. 며칠 전, 우리 형제들이 부모님 생신을 맞아 다 모였다. 음식을 먹던 중 바로 아래 남동생이 먼저 이맛살을 찡그리며 “엄마, 찌개 맛이 왜 이래요” 라고 불평했다. 그때 아버지가 버럭 화를 내셨다. “에헴! 엄마가 온종일 정성스레 준비해서 식사 준비를 했건만 일곱 살배기 어린애처럼 반찬 타박이고? 맛있기만 한데… 나 밥 한 그릇 더 묵자….”순식간에 식탁 분위기는 어머니 아버지 쪽으로 확 쏠리며 아버지의 한마디에 우리 3남매는 요즘 말로 ‘깨갱’이었다.아버지는 진지를 다 드신 후 밥맛이 좋다는 칭찬까지 아끼지 않으셨다. 나중에야 우리는 아버님의 말뜻과 화를 내신 이유를 알았다. 거기서 만약 아버지까지 반찬 문제를 거론하셨다면 어머니는 얼마나 외롭고 힘드셨을까. 우리는 그날 아버지로부터 큰 것을 배웠다. 칭찬, 그거 어려운 거 아니라는 사실을. 그리고 칭찬에 인색해서도 안 된다는 것을. 이런 일화가 있다.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먹고 잘 곳도 없는 한 청년이 파리 교외의 한 의상실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 이 청년은 이탈리아 베니스 출신인데 가족 모두 프랑스로 이주한 뒤, 아르바이트를 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끼니를 잇기에도 빠듯한 수입이었기에, 옷 한 벌 살 여유조차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청년은 스스로 옷을 만들어 입었는데, 다행히도 재단하는 것을 좋아하고 제법 솜씨도 있었다.그날도 비를 피하며 의상실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마침 문을 나서던 한 부인이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머, 그 옷 참 근사하네요. 어디서 맞췄어요?”“네? 그게 아니라 제가 직접 만든 건데요.”“정말 멋지군요. 당신은 훌륭한 옷을 만드는 솜씨가 있네요.”이름 모를 부인이 던진 칭찬에 그 청년은 눈이 번쩍 뜨였다.1950년, 마침내 청년은 그 칭찬 한마디에 용기를 얻어 변두리에 의상실을 열었다. 그리고 바로 그해에 영화 ‘미녀와 야수’의 의상을 담당한 것을 시작으로 1974년 〈타임〉 표지를 장식하며 ‘유럽에서 성공한 금세기 최고의 디자이너’라는 찬사까지 듣게 되었다.그가 바로 세계적인 의류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이었다. 내가 던진 칭찬 한마디, 정말 가족에게든 혹은 남에 대해서든 칭찬에 인색하지 말자. 나 재 필(괘법동)
- 2012-04-30
- 독자 퀴즈 마당
- [문제] 4월 23일 학장동 288-12(가야대로 196번길 51)에서는 지역 주민과 근로자를 위한 복합시설이 문을 열었습니다. 스포츠, 문화, 복지 등 9개 시설을 갖춘 이 건물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1면 기사 참조> 가족과 함께 풀어 보신 후 정답을 우편엽서(5월 20일 도착분까지 유효, 연락처 반드시 기재)에 적어 보내 주십시오. 정답을 맞힌 분 가운데 10분을 추첨, 상품권(1만원 상당)을 보내드립니다. 당첨자는 〈사상소식〉 제195호(2012년 5월호)에 발표합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보내실 곳 : 617-702 부산시 사상구 학감대로 242 (감전동 138-8) 사상구청 문화홍보과 사상소식 편집실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당첨자 [제193호 퀴즈 정답 : 4월 11일]고은경(덕포2동) 강병길(학장동) 김선희(주례3동) 김성도(주례3동) 신명주(괘법동) 신현숙(모라3동) 이선명(모라3동) 전영원(덕포동) 정혜원(주례1동) 조현아(주례2동)
- 2012-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