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뭘 아까워. 내가 못 배워서 어렵게 살았으니 우리 자라는 애기들이 잘 배워서 우리 대한민국을 세계 1등국으로 만들면 돼.” 이 말은 일전에 젓갈장사를 하며 모은 23억원이나 되는 거액의 재산을 기부해 정부로부터 국민추천포상을 받게 된 ‘젓갈할머니’ 유양선 씨가 TV에 나와서 인터뷰할 때 했던 말이다. 할머니는 오히려 학생들에게 지급받은 책을 받고 공부 잘한다는 소식을 듣는 게 가장 기쁘단다. 할머니는 “내가 준 책 받아 전교 1등하고 자격증 땄다 그러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딨냐”며 “행복해서 기분이 마구 좋아져”라고 말했다. 정말 이 할머니는 아마도 인간사회에 내려가 좋은 일 좀 하다가 올라오라며 신께서 내려보낸 천사 아닐까. ‘가이오의 역설’이라는 말이 있다. 기부는 돈이 많아야 가능한 것이 아니라 기부를 많이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역설이다. 이 ‘가이오’라는 사람은 영국작가가 쓴 『천로역정』이라는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인데 이 소설 속에서 한 순례자가 여관 주인 가이오에게 “더 많이 버릴수록 더 가지게 되는 건 누구일까요?”라고 묻는 일에서 유래한다. 그러자 가이오는 “가진 것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사람입니다. 그는 준만큼, 아니 그 열 배는 더 갖게 될 겁니다”라고 대답한다. 이러한 역설에서 보듯이 자신의 것을 나누는 기부는 나눈 것 이상의 소득을 얻게 된다. 더욱 재미있는 가이오의 역설 하나가 더 있다. 이건 가이오와 무관한 ‘우유의 역설’이다. 우유를 새벽녘에 돌리는 사람과 그 우유를 받아서 먹는 사람 중 누가 더 건강할까.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다. 이른 새벽부터 땀 흘리며 한 두 시간 내내 뛰고 달리고 계단 오르내리며 운동했으니 우유 한 통 먹는 사람과는 비교가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부는 정말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훨씬 더 행복한 게 맞다. 가지는 만족감보다 나누는 행복감이 더 크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기부라는 나눔의 바이러스가 온 나라에 널리 퍼지기를 기대한다.
유 은 진 (모라1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