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소식지 : 359 호

시공간 초월한‘사진’, 공단을 깨우다




이 준 희 포토그래퍼


2024년 봄,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온 사진작가 이준희는 사상공단에서 전혀 다른 풍경을 만들어냈다. 공장과 세탁소, 이용원 같은 산업.생활 공간에 현대무용과 조명을 더해 완성한 사진집‘춤추는 사상’은 낡고 거친 공간에 대한 인식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작업이다. 

그의 부산 정착 이후 첫 작품이자, 지역을 무대로 한 본격적인 예술 실험의 출발점이었다. 음악을 전공한 그는 밴드와 피아노, 실용음악을 공부하며 예술적 감각을 쌓았다. 이탈리아 스냅 사진으로 주목받았던 시기 이후 시장 변화와 팬데믹, 실패한 창업까지 겪으며 삶의 바닥을 통과했고, 그 경험은 시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서울의 치열한 경쟁을 떠나 부산을 선택한 이유도 분명했다. 한때 산업의 중심이었지만 쇠퇴와 공백이 공존하는 사상에 오히려 예술이 필요하다고 봤다. 

공장에서 춤추는 무용수와 순간 비춘 조명이 만든 장면들은 고정된 시선을 흔들며, 공간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촬영과 전시는 장소 섭외부터 공간 임대까지 모든 것이 처음인 도전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사상을 당장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이렇게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준희의 작업은 현재 장애인 스포츠 선수 촬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스스로를‘소셜 포토그래퍼’라 부른다. 지역과 사회의 결핍을 사진으로 드러내고, “생각의 각도를 단 1도만 바꾸는 것”이 목표다.‘춤추는 사상’은 우리가 익숙하게 지나쳐온 공간과 도시의 가능성을 다시 보게 만드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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