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소식지 : 342 호

동장님의 러브레터> 이미영 모라3동장



운수골 여름 단상


"사람들의 머릿속에 정원 도시로 기억되는 사상! 사상하면 국가 정원을 가장 먼저 떠올리고, 도심 속에서 즐기는 자연 콘텐츠로 많은 사람들이 오래 머물고 싶어 하는 도시가 되었으면 합니다."
구청장님의 취임 2주년 기념 인터뷰 기사를 읽다 보니, 자연스레 모라3동이 떠오른다.

자동차가 씽씽 달리는 도로에서 한 발짝만 비켜나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백양산 운수골 초입에 모라3동이 있다.

주민의 95% 이상이 콘크리트 아파트에 살고 있어 회색 도시일 거라 생각하지만, 넉넉한 백양산은 짙은 녹색으로, 청량한 물소리 바람 소리로 마을을 품는다.
봄이 오면 온 동네가 벚꽃으로 환해지고, 철쭉, 조팝, 꽃잔디의 꽃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야단이다. 양지바른 자리마다 옹기종기 어르신들이 모여들기 시작하고, 트로트 장구 소리가 주민센터 담을 넘고, 경로식당의 구수한 냉이된장국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며 운수골의 봄이 시작된다.

여름은 또 어떠한가. 한바탕 소나기 지나자 매미 울음소리는 한층 격렬해지고, 무더위에 앓아 누웠던 잎사귀들까지 꼿꼿이 허리를 세우니 온 동네에 나무 그늘이 더욱 짙어진다. 계곡 물소리를 음악 삼고 느릿한 부채질로 여름을 견디어 간다. 각기 다른 고단함과 아픔을 안고 살아온 모든 이들을 백양산 푸른 자연은 말없이 오래오래 위로하고, 끝까지 잘 견디어보자 격려한다. 폭염경보 속에도 입추가 지나고, 열흘 후면 모기 입도 돌아간다는 처서가 오겠지. 천년고찰 운수사에는 수만 송이 꽃무릇이 피어날 것이고, 온 동네는 붉은 단풍으로 물들어 가며, 계곡 물소리도 한층 깊어질 것이다.

내년에는 서당골공원부터 백양산 임도를 연결하는 무장애 숲길이 열린다고 한다. 주민들과 함께할 녹색 치유 프로그램을 천천히 고민해 보아야겠다.

글 모라3동 이미영 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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