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소식지 : 312 호

재·첩·국-사상의 과거·현재·미래 담은 `소울 푸드'



"재첩국 사이소∼ 재첩국."

재첩 하면 섬진강과 경남 하동을 떠올리지만 사실 70∼80년대만 해도 재첩이 가장 유명한 곳은 부산이었다. 특히 사상구는 예로부터 낙동강 하류와 접해 있는 지금의 엄궁, 감전, 삼락동 지역에서 많은 주민이 재첩을 주업으로 살아갔다.

특히 농사일 거리도 별로 없던 이 지역 부녀자들은 거의 모두가 재첩국 장사를 통해 생계를 이어나갔다. 밤새 끓인 재첩국을 양철동이(양철 양동이)에 담아 힘겹게 머리에 이고서 새벽녘에 마을을 떠난 이들은 구덕령(구덕터널)을 넘어 대신동으로 가기도 했고 대티고개를 넘어 부민동, 아미동 등의 시내까지 나가기도 했다.






한 그릇이라도 더 팔기 위해 온 거리를 누비면서 목이 쉬듯 큰소리로 '재첩국 사이소'를 외쳤다. 당시 재첩국 아지매(아주머니)의 외침은 새벽을 깨우는 동시에 부산 사람들의 기상을 알리는 자명종 소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산업화로 인한 낙동강의 수질 오염과 1987년 낙동강 하굿둑 준공의 영향으로 낙동강에서 점점 재첩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재첩으로 생계를 이어갔던 가게 역시 대거 문을 닫게 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자연산 재첩의 개체 수가 조금씩 늘어나면서 낙동강 곳곳의 어촌계에서 재첩을 채취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일부 어민들은 재첩 양식도 시도하고 있다. 특히 2월 18일 낙동강 하굿둑 수문이 35년만에 상시 개방되면서 낙동강에서 나는 재첩으로 만든 재첩국을 다시 맛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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