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소식지 : 287 호
독자투고 - 연탄재 닮은 서민의 삶
문득 오래 전에 읽었던 시 구절인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가 생각난다.
요즘 젊은이들은 연탄이 무엇인지조차 잘 모를 것이다. 지금은 기름이나 가스, 태양열, 전기 등으로 난방을 하니 말이다.
연탄에 대한 추억은 날씨가 추워질수록 되살아난다. 엄동설한 겨울 밤에 불이 꺼질까봐 밤잠도 제대로 못 자고 연탄 갈던 기억이 새롭다. 만약 연탄불이 꺼질 경우 냉방에 자야하고, 차가워서 잠조차 제대로 오지 않으며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원래 겨울은 있는 사람에게는 낭만이 되지만, 없는 사람에게는 더할 수 없이 냉정하고 지내기 어려운 계절이다. 여름은 연료비가 들지 않아 대충 지내도 되지만, 겨울이 되면 가난한 집에서는 기름이나 가스를 절약하기 위해 약간만 데워 생활하기 일쑤다.
예전에는 100장, 200장씩 연탄을 꽉 채우고 나서야 월동 걱정 한시름을 놓던 우리들 부모님이 아니던가. 집에 연탄을 들이던 날이면 “먹지 않아도 속이 든든하다”고 말하시곤 했다. 그렇게 귀하게 여겼던 연탄이었기에 그 불씨를 조금이라도 더 연장하려던 당신의 노력 또한 유난스러워 밤잠은 늘 새벽 여명에 잡혀 먹히곤 했다.
이렇듯 서민의 애환 어린 삶은, 특히 겨울에는 연탄 그 자체였다. 그런데 참으로 서글픈 노릇이다. 분명 살기가 좋아져 연탄 사라진 지는 오래됐는데 우리네 삶은 다 타버린 연탄재 마냥 누군가의 발끝에 힘껏 차이는 지경이 돼버린 것 같으니 말이다.
유난히 더 시리고 추울 것 같은 겨울을 맞아 소리치고 싶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우정렬(괘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