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소식지 : 285 호
건강 칼럼 - 직업병

이영일
좋은삼선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과장
Q. 직종에 따라서 겪는 직업병이 다릅니까?
A. 아무래도 일하는 자세가 좋지 않거나 일 자체가 단순 반복적이라면 근골격에 문제가 생기기 쉽습니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같은 일을 오래 반복하면 근골격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지요. 사무직이나 단순 노무직의 경우 ‘근골격계 직업병’이 많습니다.
이 외에도 유해한 물질을 취급하는 분들의 경우 생길 수 있는 직업병이 있는데, 발생 가능한 직업병은 유해물질에 따라 다릅니다. 이러한 유해물질은 눈에 보이는 분진이 될 수도 있고, 보이지 않는 가스나 휘발성이 강한 유기용제가 될 수도 있고, 아주 춥거나 더운 작업장의 환경 자체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석면 같은 경우에는 한국에서 불과 10년 전까지 제조하던 물질이었습니다. 내구성과 내열성이 뛰어나서 건축자재나 자동차 브레이크 라이닝의 소재로 널리 쓰이다가 폐암 및 심각한 폐질환을 유발하는 것이 알려진 후로는 사용이 금지되었지요. 석면의 직업적 노출이 충분하다면 폐암으로 진단받은 분은 흡연 여부와 상관없이 직업병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Q. 직업병을 토로하는 직장인 중에서도 병원을 찾아야 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을 거 같은데 어떻습니까?
A. 증상이 있다고 해서 다 직업병은 아닙니다. 호소하는 증상에 따른 정확한 진단이 우선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 진단이 자신의 업무와 관련성이 높을 때 ‘직업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이런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도 않고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라든가 노무사 선생님들과 상담하셔도 되고, 노동상담소 같은 곳도 활용해 볼 수 있습니다.
Q.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스트레스 안 받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은데, 직업병에서 벗어나려면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요?
A. 스트레스도 물론 중요합니다. 한국처럼 노동시간이 많은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아닐까요. 그러나 직업병을 일으키는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근골격이 주된 문제라면 일하는 중간 중간 휴식과 스트레칭이 필요할 것이고, 유해물질을 취급하시는 분들은 보호구 착용을 철저히 하고 고용주는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드는 데 투자를 해야겠지요.
정부에서는 직업병 관리에 필요한 재정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정 상태에 따라 직업병의 판단이 달라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말해 ‘예방은 철저히, 보상은 예외 없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업병에서 벗어나고 안전한 일터, 건강한 일터를 만드는 것은 한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고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나갈 때 가능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