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소식지 : 284 호

[기고] 약 먹을 때 피해야 하는 기호식품

이용규 교수


이용규 교수
동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우리는 약국에서 약을 처방 받을 때면 “식후 30분 후에 약을 복용하라”는 약사의 설명을 자주 듣게 된다. 간혹 약을 복용할 때 같이 먹으면 안 되는 식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때도 있다. 이러한 설명을 들을 때면 이미 섭취한 음식과 음식 섭취 30분 후에 복용한 약이 정말 위에서 섞이는 것인지, 과연 어떠한 이유 때문에 특정 식품을 약과 함께 섭취하면 안 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우리가 복용하는 약은 소장의 상부에서 흡수된다. 이 때 약의 흡수율은 위와 장이 비워져 있는지 여부(emptying rate), 위의 산성도, 위장에 있는 영양소와 약물의 상호작용, 약의 성분 등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위에 음식물이 없을 때에 약의 흡수가 더 빠르며, 음식물과 약을 함께 섭취하면 흡수가 느려진다. 그러나 흡수가 느려진다고 해서 결국 흡수되는 약의 함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위에 대한 약의 자극을 줄이려면 약을 음식물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약국에서는 위에 음식물이 아직 남아 있는 식후 30분에 약의 복용을 권유하는 것이다.       

한편 우리는 식후에 차 한 잔, 특히 커피 한 잔을 일상적으로 즐긴다. 그렇다면 처방 받은 약과 커피는 어떻게 먹어야 할까? 커피에 다량 함유된 카페인을 카페인이 함유된 감기약 및 진통제와 함께 먹으면 카페인 과잉으로 인해 불안감, 불면, 메스꺼움, 구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커피, 초콜릿 등)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인 아스피린 혹은 이부프로펜을 함께 먹으면 이 두 요소가 위 점막을 자극해 속 쓰림, 위궤양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위에 열거된 약들을 처방 받은 경우에는 카페인이 함유된 식품을 삼가거나 혹은 양을 줄여서 약의 복용시기와 시간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커피만 위험한 것이 아니다. 커피만큼 자주 접하는 차 종류로서 녹차가 있는데 녹차에는 탄닌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서, 철분을 함유하고 있는 빈혈약과 녹차를 함께 복용하면 탄닌-철분 복합체가 형성되고, 그 결과 빈혈약의 효과가 감소한다. 탄닌 함유 식품에는 녹차, 홍차, 커피 등이 있으므로 빈혈약의 복용 전후에는 탄닌이 함유된 차는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유나 유제품은 염증을 치료하기 위하여 복용하는 항생제(염산 테트라사이클린 등)와 함께 먹으면 우유나 유제품이 항생제의 흡수를 방해하고 배출시켜 약효가 감소된다. 우유와 유제품에는 다량의 칼슘이 포함이 되어 있는데, 염산 테트라사이클린이 우유 속의 칼슘과 복합체를 형성하여 생체 내에 흡수가 안 되므로 항생제의 효능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속한 완쾌를 기대하며 병원과 약국을 찾는다. 그러므로 약을 처방 받을 때 약사가 권고하는 주의사항을 잘 숙지하고 지켜야 약을 복용할 때 우리가 기대했던 완쾌의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설명은 자세히 문의하고 알아본 뒤, 제대로 알고 꼼꼼히 약을 복용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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