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19년도 3개월이 채 남지 않았고,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도 기부에 대한 훈훈한 뉴스가 종종 들려오지만, 특히나 명절이나 연말을 전후해서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각계각층의 따뜻한 기부가 줄을 잇고 있다.
‘기부’는 자선사업이나 공공사업 등을 돕기 위하여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는 것을 뜻한다. 이는 뜻하지 않은 천재지변을 겪었거나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과 상부상조하며 살아가기 위하여 꼭 필요한 것이고, 권장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명절과 연말연시에 즈음해서 거리를 지나다 보면 “정치인의 기부행위는 상시 제한된다”는 현수막이 눈에 띄어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기부는 나쁜 행위도 아니고 서로 돕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인데, 공직선거법에서는 선거에 출마하려는 ‘정치인의 기부행위’를 왜 제한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게 하기 위해서이다. ‘정치인의 기부행위’를 제한하지 않는다면 유권자를 대상으로 정치인을 알리기 위한 기부행위가 이루어져 개인의 경제력의 차이에 따라 선거운동 기회의 균등이 보장되지 못하게 되어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인은 기부를 할 수 없는 것일까? 현행 「공직선거법」에서는 정치인의 선거구민 등에게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기부행위’를 제한하면서, 법령에 의하여 설치된 수용보호시설에 의연금품을 제공하거나 기초생활수급권자인 중증장애인에게 자선·구호금품을 제공하거나 구호·자선단체가 개최하는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국가유공자, 무의탁 노인 등을 돕기 위한 행사에 참여하여 금품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행위는 허용하고 있다. 선거구민에게 자신을 알리기 위해 행하는 ‘기부행위’가 아닌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진정한 의미의 ‘기부’는 공직선거법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공직선거법」에서 제한하고 있는 정치인의 ‘기부행위’가 있을 뿐, 세상에 ‘나쁜 기부’는 없다.
조민우 (사상구선거관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