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소식지 : 276 호
시가 있는 창 (60)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윤동주
어둔 밤에 홀로 일어나 윤동주의 시를 읽는다.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이 시대에는 어디 눈물과 위안이 너무 적은가? 좀 살기 좋아졌다고, 좀 살만하다고, 백년 전의 그날 그 뜨거운 절규, 반성과 참회는 이제 없어도 좋은 것인가.
온 동포가 한 마음으로 하나의 목소리로 외쳤던 ‘대한독립만세’. 핍박 속에 죽어가면서도 겨레와 자손의 앞날을 바라 뜨겁게 외쳤던 그 함성. 부끄러운 세월 100년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 민족과 나라를 생각하기 이전에 각자의 이권 닿는 대로 자신만의 정의를 세웠던 것은 아닐까.
동주의 시를 읽으며 나는 글을 쓴다.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내 안락한 하루가 부끄럽다. 편안한 생각에 잡혀 자판을 두드리는 나의 지금이 부끄럽다.
어느 민족, 어느 시대에나 그 생의 지표나 과제가 있을 것인데, 지금의 우리 민족에게 내려진 과제는 ‘통일’이다. 1919년 3월, 그리고 2019년의 3월. 우리 갈라지고 얼어붙은 이 동토(凍土)의 나라를 2119년 3월 그날까지 대물림할 것인가.
나는 감히 말한다. 나라의 통일을 가로막고 반대하는 자, 갖은 이유를 들어 그것이 불필요하다고 떠드는 자―그는 권력이든 재물이든 풍요롭게 가져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사욕의 마음일 것이며, 그게 아니라면 우리 민족의 결집과 힘 키우기를 훼방하는 바깥세력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원래 하나였던 우리 민족이 그 하나로 돌아가자는 데 토를 달 까닭이 없지 않은가. 통일은 우리 민족 발전의 씨앗이 되는 일인 것을.
입춘 지나고 꽃샘추위 속에서도 봄의 기운이 느껴진다. 불평과 자만과 탐욕을 지우고, 이제라도 좀 어렵게, 좀 아프게 살아봐야겠다. 나의 길만 보지 않고 남의 길도 살펴가면서, 한 걸음이라도 발길을 좀 여물게 해야겠다.

박윤규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