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소식지 : 262 호

[독자 투고] 내 집 마련의 기쁨

얼마 전에 내 평생 처음으로 조그만 아파트를 장만해 새 집으로 이사를 왔다. 그때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루 표현할 수가 없다.

그간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아왔었고 설상가상으로 몇 년 전에는 남편마저 식도암으로 이 세상을 하직해 버렸다. 정말 나이든 여자가 사회에 나가 일자리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웠고, 구해 보아도 근무시간은 길고 월급은 고작 몇 십 만원 하는 자리 밖에 없었다. 그나마 구하기조차 쉽지 않아 정말 애를 많이 먹었다.

그동안 10여 차례나 전세를 전전하며 자주 이사를 하다 보니 아이들도 지쳤는지 이번에는 빚을 내서라도 아파트를 사서 살자고 했다. 솔직히 전세금에다 2천만원이나 더 보태야 하니 부담스러웠고, 앞으로 부동산 가격도 어떻게 될지 전망이 어려워 자칫 잘못 사면 나중에 팔 때 애를 먹고 제 값도 못 받을까 걱정도 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우리가 살던 개인주택 주인집에서 화재가 발생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한 번 더 전세 살다가 다음번에 마음에 드는 아파트로 이사 가길 바랐지만 아이들은 이번에는 어림없었다. 무리해서라도 무조건 아파트에 가자고 성화를 부려대었다.

며칠간이나 복덕방을 다닌 끝에 건축한 지 5년 정도 된 24평형 빌라를 구입하게 되었다. 아이들에게도 집을 보라고 했더니 단독주택만 아니면 어떤 집이든 괜찮다고 가 보지도 않고 좋아한다.

그렇지만 2천만원이나 빚을 안고 가기에 결코 마음이 편하지만 않다. 까마득한 빚을 조금씩 갚아 나가기도 벅찬데, 무작정 아이들은 아파트로 가자고 하니 거절할 수도 없고 우리의 적은 소득으로 매달 수 십 만원씩 갚으려니 막막하기만 하다.

하지만 아이들과 나도 열심히 벌어 어렵게 마련한 우리 집을 아름답고 깨끗하게 잘 단장하고 싶다. 이제 반찬값도 아끼고 전기, 가스, 수도 모두 아껴 생활비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절약해 대출금액을 갚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곧 따뜻한 봄날이 다가오는 것처럼 우리도 이제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으니 웃음과 행복이 가득한 가정을 꾸려 나가고 싶다.

아파트를 구입한 사실조차 모르고 먼저 저승에 간 남편에게 미안하고 안됐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남편도 자녀들이 늘 원했던 집을 마련했으니 멀리서라도 축복해 주리라 믿는다. 가난을 몸소 체험했기에 우리는 그만큼 더 가족을 아끼고 서로 사랑하리라 본다.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고 싶다.

우윤숙(학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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