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라초등학교 앞에 음악학원을 열어 오전에는 유치부 아이들과 함께하고, 오후에는 피아노 레슨을 하며 바쁜 시간 속을 달려온 지 20년이 되어간다. 문화회관이 있고 대학들이 모여 있어 늘 풍성한 문화를 접하며 지내다가 ‘문화 불모지’라고 불리는 사상에 살면서 머릿속에는 늘 몸이 묻히는 문화회관 대강당 의자가 그립고 오케스트라의 웅장함 속에 푹 빠지고 싶었다. 열정적인 연주가들의 모습들이 그리워 고학년들을 데리고 도시고속도로를 달리며 아이들과 김밥을 먹고 저녁 공연에 맞추느라 분주했던 날들…. 인형극, 뮤지컬이 귀했던 때 유치부 꼬마들을 데리고 후배들이 공연하는 뮤지컬을 보여 주려고 대학교 콘서트홀을 찾아다니며 아이들과 동고동락해왔다.
항상 머릿속에는 유치원 설립이 맴돌고 있었지만 교육기관을 사고 되팔고 큰 돈 버는 원장들이 좋게 보이지 않아 교육청과 구청을 직접 뛰어 다니며 학원과 어린이집 인가를 받아 운영해왔다. 감사하게도 큰꿈 어린이집 건물을 내 소유로 받아 갓난아기부터 네 살까지 아기들만 돌보는 가정어린이집으로 새벽부터 아이들과 함께하며, 열심히 일하는 직장 맘들의 시름을 들어주겠다는 마음을 품고 주변을 돌아보니 어린이 놀이터 하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 마음에 걸려 통장님께 우리 동네 ‘어린이 놀이터 설립’ 민원을 부탁드렸다. 통장님께서는 “힘들 거야”라고 하시면서도 민원을 넣겠다 하셨는데 이대로 기다리고만 있기 보다는 큰꿈 어린이집을 잘 운영하여 이 동네 놀이터를 만드는데 얼마라도 기증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밤마다 이 생각 저 생각하다가 마음의 소원을 주시는 분이 계시기에 새벽을 깨워 간구하고 있다.
어린이집 평가인증에는 학교 운동장에 가도 위법이고 어른들 운동기구에 가서 놀아도 위법인데 우리 아이들은 어디서 놀며 대근육 활동을 하고 자라야 할까요? 놀이터가 생긴다면 우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좋은 쉼터가 될 수 있고 좋은 이웃들이 모여 사는 인정 많은 이곳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 모라동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머지않아 친환경 놀이터가 만들어지리라 믿고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며 행복해하는 아기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최현희(모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