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소식지 : 251 호

영어, 공부하는 과목인가?

국제화센터 교육현장에서





최정욱
사상구국제화센터
센터장





안녕하십니까, 사상구국제화센터 센터장 최정욱입니다. 영어공부를 하는 목적에 대해 몇 글자 나눠볼까 합니다. ‘글로벌시대’에 영어의 중요성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일각에선 수능영어가 절대평가제로 바뀌고 수능영어시험이 쉬워지면서 영어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정보들이 많이 흘러나오는 것 같습니다.

영어라는 과목이 공부하는 과목인가? 영어는 국어와 마찬가지로 언어입니다. 언어는 단순한 글자만 가지고 공부만 한다고 해결되는 분야가 아닙니다. 언어는 문화와 관습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잘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빛을 발휘합니다. 매일 사용하지 않으면 퇴보하는 것이 또한 언어입니다.

수능에서 90점 이상을 받아 1등급을 받았다고 영어가 끝나는 것일까요? 1등급을 받으면 외국인과 대화가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자기의 의사표현을 자유롭게 할 만큼 유창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을까요? 영어는 공부하는 과목이 아닙니다. 매일 매일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도구를 사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녹이 씁니다.

제가 가르쳤던 제자의 에피소드를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수학과 과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던 이 친구는 영어를 ‘남들이 하는 만큼만 하자’라고 생각하고 절대평가제도에서 90점만 받을 수 있을 정도만 준비했습니다. 결국 이 친구는 서울에 있는 유명 사립대학교 화학과에 입학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때부터 이 친구는 그동안 본인이 소홀했던 영어와 사투를 벌입니다. 막상 대학에 진학해보니 모든 이과 수업들이 외국 원서로 진행되고, 수업도 영어로, 프레젠테이션과 발표도 영어로 진행되는 상황을 맞이합니다. 과거 영어를 과목으로 공부만 했지 표현하는 그 어떤 준비도 하지 않았던 이 친구는 다시 처음부터 영어공부를 하게 됩니다.

몇 년 뒤면 문과와 이과가 통합돼 영역이 모호해집니다. 그렇게 되면 영어는 그야말로 공부하는 과목이 아닌 표현하는 수단과 도구가 되어야 비로소 대학과 직장에서 그 빛을 발휘하게 됩니다.

영어공부 왜 하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더 이상 ‘대학가려구요!’가 아닌 거죠.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읽고, 쓰고, 듣고, 말할 수 있게 공부해요’가 정확한 답인 거 같습니다.

평생 동안 영어의 노예로 살면서 힘들게 공부만 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부터 조금씩 영어랑 친해지면서 도구로서 사용해 나가면서 내공을 쌓아 나가는 것이 옳은지 생각하는 연초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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