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일이 있어 나선 토요일 오후.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다가 저만치를 쳐다보니,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보였다.
‘아, 이 녀석이 말로만 듣던 시각장애인 안내견이구나’ 싶어 눈여겨보았더니 주인인 시각장애인을 모시고 의젓하게 서 있었다. 참 잘생기고 총명해 보였다.
그러다가 안내견은 주인의 발아래 다소곳이 앉아 다리를 펼치고는 편한 자세로 주인을 지킨다. 너무나 대견스럽다.
누구나 살다 보면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도 있고, 태어나면서부터 뜻하지 않은 장애를 입고 나올 수도 있다. 그중에 시각장애를 가질 수도 있는데, 눈과 길잡이가 돼주는 안내견이 시각장애인에게는 목숨처럼 소중할 것이다.
몇 년 전 경기도 용인에 갔다가 우연히 시각장애인 안내견 훈련장에 들러보는 기회를 얻은 적이 있었다.
어질게 생긴 순한 안내견들이 정규 안내견이 되고자 일종의 수습과정을 이수하고 있었다. 안내견은 ‘리트리버종’이라는데 시각장애인을 안내해야 하므로 도로 상에서 보고 듣는 모든 것에 대한 훈련을 아주 강도 높게 실시하고 있었다.
심지어 우산 펴는 소리, 엘리베이터 소리도 처음 듣는 개에게는 곧 두려움이었다. 벤치, 계단, 인도, 횡단보도 따위에도 익숙해져야 하고, 건물 입구나 매점 등 번잡한 곳에서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요령도 익혔다. 음식점에서는 식탁 아래에서 얌전히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화장실 출입도 도와야 한다. 버스 정류소 위치는 물론, 승하차 보조도 맞추는 수준에 올라야 안내견이다.
그리고 이들 훈련견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으며 “이리 와”, “쭈쭈”거리며 부르지도 않는다.
이런 훈련장면을 보면서 주위에서 안내견이 의젓하고 예쁘다는 이유로 과자를 주려 하거나 머리를 쓰다듬으려 하는 행동들은 절대 삼가야 한다는 것도 이때 알았다.
우리 사상구민들께서는 혹시 지하철이든 버스 안에서든 안내견에 대해서 이런 기본적인 것은 꼭 알아두시고 계셨으면 좋겠다.
안내견, 시각장애인분들께는 몸의 9할이라는 ‘눈’의 존재이니까.
김일락 (주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