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소식지 : 231 호

위대한 사랑

‘가슴으로 보듬은 사랑’이라는 말이 있다.


주부교실에서 그분을 처음 만난 건 3개월 전쯤이다. 단아하고 온화하면서 항상 조용하게 강사님의 강의를 경청하시던 분.
그러던 중 우연히 알게 된 그분의 한 가지 특이한 이력이 수다 떠는 주부들을 살짝 놀라게 했다. 그분은 ‘위탁가정’의 어머니셨다.


보육원 같은 데서 아이를 입양한 뒤 친자식으로 키우는 가정과 ‘위탁가정’은 약간 다르다. ‘위탁가정’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의 아이를 데려다가 잘 키워준 뒤 다시 그 부모에게 돌려주는 걸 말한다. 이건 정말 ‘헌신’이라는 말 외에는 아무것도 댈 수 없는 천사 같은 사랑이다.


물론 이 아이들을 키워주는 위탁가정 부모들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그저 자신의 사랑을 남에게 베푸는 것뿐이니 그 무슨 표현으로 이분들의 위대함을 다 말할 수 있을까.


그분은 고향이 경상북도 점촌인데 친정에 갔다가 우연히 그곳에서 한 가정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 부모에게 잘 키워주겠노라는 약속을 한 뒤 두 아이를 데려왔다는 것이다.


며칠 후 그분의 초대로 우리 주부 4명이 집에 놀러갔다. 마침 집에 있던 자매 아이 둘은 그분에게 이모라고 불렀다. 원래 친딸이 하나 있는데 “위탁가정을 하는 덕분에 딸만 셋이 됐다”며 웃으셨다.


아이들 3명 모두 친자매처럼 섞여 신나게 웃고 떠들며, 컴퓨터도 하고 공부도 하며 놀았다. 친딸의 성격이 약간 소심하고 조용한 스타일이었는데 두 언니들이 생기면서 상당히 밝고 명랑해졌다며 좋아하셨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려움은 없냐고 물었더니 그분은 애들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항상 웃는 소리가 집안에서 끊이지 않으니 그것만으로도 큰 행복이라며 맑게 웃으셨다.


위탁가정 같은 ‘천사표 이웃’ 덕분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이 해체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것 같다. 얼마나 고맙고 아름다운 일인가. 그런 실천을 따라 하지 못하는 내가 부끄럽기만 했다.


요즘 생활고를 못 이겨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끔찍한 선택을 하는 경우도 가끔 신문에 나온다. 하지만 진정 숭고한 사랑의 정신을 실천하는 분을 만난 것도 내겐 행복이었다.


남 보 라 (덕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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