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효진 구의원
(삼락, 덕포1·2동)
아침부터 조금씩 내리던 빗줄기가 점차 굵어지다가 갑자기 ‘물폭탄’이라고 밖에 표현하지 못할 집중호우로 인해 순식간에 도심지 곳곳이 침수되기 시작했다. 삼락천, 감전천, 학장천은 인근에서 유입되는 빗물로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곳곳의 하수관도 흘러드는 빗물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역류하여 도로가 잠기고 저지대 상가와 주택에 물이 차기 시작했다.
도로에는 운행하는 차량들로 인해 바다처럼 파도가 생겨나서 도로와 인접한 점포 안으로 물이 넘치고, 천천히 차를 운전하라는 주민들의 고함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일부 주민들은 구청, 동주민센터, 경찰서 등에 전화하여 도움을 호소한다. 구의원인 나에게도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와서 지금 당장 지원이 곤란하다는 말을 하면 일단 욕설부터 퍼붓는다.
“내 세금 받아쳐먹는 구의원은 뭐하는 기고?”
“내가 너를 찍어준 거는 일하라고 찍어준 거지, 이렇게 앉아서 전화만 받고 안 된다는 말만 하라고 찍어준 기아이다. 다음 선거 때 한번 보자.”
“구의원이란 놈들은 이렇게 비가 오는데 현장에 코빼기도 안 보이고, 빨리 나와서 사진도 찍고 조치를 취해야지.”
“우리 집에 물이 들어오는데 한 놈도 찾아오지도 않고 뭐하는 거야? 우리점포 물건이 물에 젖었는데 너그들이 다 보상해줄 끼가?”
지난 8월 25일 폭우가 내렸을 때 벌어진 상황 중 일부입니다. 이날 부산지역에 집중된 폭우로 인하여 도심지 곳곳이 순식간에 침수되면서 크고 작은 피해가 많이 발생하였습니다. 기상청 발표 자료에 의하면 8월 25일 하루 동안 사상구에 내린 총강우량이 178㎜인데 당일 오후 2~4시 사이에 116㎜가 집중되었다고 합니다.
사상구의 지리적 특성상 조금만 더 폭우가 지속되었다면 사상공업지대의 침수로 이어져 막대한 피해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사상구 관내 9개 배수펌프장의 강우 처리능력이 시간당 40㎜인데 시간당 최대 52㎜의 강우량을 기록했음에도 접수, 파악된 피해는 사면유실, 토사유출, 주택.공장침수, 도로파손, 단순침수 등 총 232건에 불과하니 이 정도에서 비가 그친 것만 해도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비가 그치고 한 시간쯤 지나니 도로에 넘쳐나던 물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쓰레기와 토사로 도로는 엉망이 되었고, 옹벽이 무너지고 수많은 포트홀이 생기고 재래시장과 지하점포에는 찼던 물이 빠지지 않아 엉망이었습니다. 그래도 비가 그치자마자 주민들은 물에 젖은 물건 중 하나라도 건지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습니다. 시장통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있을 때, 구청에서 나온 공무원들이 피해가 큰 지역부터 복구작업을 하고 동주민센터를 비롯한 관계부서 직원들이 피해접수와 현장조사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사상구’ 하면 사상공단의 악취와 상습침수지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과거에 비하면 최근 몇 년간 배수장 증설과 하수관거 정비 등 도시기반시설 확충.정비에 집중한 덕분에 이번과 같은 집중호우에도 상대적으로 인근 지역에 비해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상기온으로 인한 국지성 집중호우의 발생빈도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침수예방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배수펌프장 및 중계펌프장을 추가 설치하고, 우수가 유입되는 관로에 대한 용량 증설 및 준설을 통하여 강우 처리능력을 현재의 시간당 40㎜에서 80㎜로 2배 증설해야 합니다. 상습침수지에 대해서는 주민들에게 폭우 시 침수예방에 대처하는 체계적인 교육과 아울러 하절기에는 모래주머니와 방수포 등을 사전에 배부해 주는 등의 매뉴얼을 확보하고 숙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관공서 차원의 체계적 대비와 사태수습과는 별도로, 우리 주민들도 이번처럼 순간적인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관공서의 지원인력이 제때에 도착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식하고, 저지대 주택, 상가에 거주하는 분들은 미리 개별적으로 피해예방을 위한 자구책을 반드시 세워놓을 것을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이번 폭우로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리면서, 사상구의회에서도 의원들끼리 합심하여 침수대책을 재검검하고 수리시설 개선에 투입되는 예산을 확보하는 등 침수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