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소식지 : 222 호

‘착한 나눔’ 기다립니다 (8월호)

집 나간 아들 대신 어린 손자손녀 돌보는 할머니


“장애 앓는 손자, 미술치료라도 한 번 시켰으면…”


 
이경자(76, 가명) 할머니는 오늘도 장롱 위에 숨겨둔 약봉지들을 꺼내어 각종 약들을 입 안에 털어 넣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본인 키가 넘는 장롱 위에 수북한 약들을 올려놓은 이유는 바로 할머니가 키우고 있는 첫째 손자 민성이(14, 가명) 때문입니다. 민성이는 지적장애 1급으로 할머니의 시야에서 한시도 떼어 놓을 수가 없습니다. 집안에 있는 물건들을 망가뜨리고, 버리기 일쑤여서 중요한 모든 물건들을 항상 장롱 위에 두는 것이지요.


할머니는 현재 둘째 아들의 자식인 민성이와 민지(10, 가명)를 함께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넉넉지 못한 형편의 남편을 만나 집안 경제에 보탬이 되겠노라 파출부 청소부로 쉴 새 없이 일을 하며 지내는 동안 유독 둘째 아들이 삐뚤어진 것 같다며, 아들이 두 번의 이혼을 거듭한 후 지금까지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아 두 명의 손자 손녀를 도맡게 된 이 모든 일이 할머니 자신 탓이라고 버릇처럼 이야기합니다.


고혈압과 골다공증. 이것이 할머니가 숨겨둔 약을 복용하는 이유입니다. 골다공증의 경우 상황이 좋지 않아 갈수록 수치가 나빠지고 있지만 어린 손주들을 생각하면 일을 쉬는 것이 여의치 않습니다. 할머니는 힘든 몸을 이끌고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마련하는 20만원의 임금과 기초연금, 민성이의 장애아동수당 등 약 75만원으로 어렵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민성이의 치료나 민지의 교육은 꿈도 꿀 수 없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지적장애 1급의 민성이가 집안 곳곳에 낙서를 해도 할머니는 화를 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민성이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지 못해 가슴이 미어집니다. 미술치료를 통해 민성이의 마음 속 이야기들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보지만 치료비 때문에 엄두도 낼 수 없습니다.


그래도 할머니는 있는 힘을 다해 민성이와 민지를 돌볼 것을 늘 다짐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할머니가 힘을 낼 수 있도록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세요.

         
복지정책과(☎310-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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