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소식지 : 221 호

시가 있는 창 <6> 꿈의 페달

나 이제 곰배령에 가리
국도 44번 칠정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진동계곡 굽이굽이 돌고돌아
진동분교를 지나 맨 끝 집
꽃님이네 집 마당에서 삼겹살을 구우리

입산허가서쯤 없어도
산림감시원 같은 새벽 안개를 뚫고
멧돼지 발자국 어지러운 늪지를 지나
이내 곰배령에 닿으리

거기에 가면 내 청춘의 전당포도 있고
잊자고 돌아섰던 내 사랑도 있다네
입산 금지판을 넘어
작은 점봉 너머, 큰 점봉 너머
내 서른의 무위를 찾아
거기 곰배령 가리.
          
   김수목 〈곰배령에 가리〉 전문

 

 

삼락생태공원에 놀러 갔다가 무료 자전거 대여소를 발견했다. 내 버킷리스트 속 하나인 자전거 타고 전국일주는 영원히 꿈으로 끝날 것인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부러움이 내 몸을 이끌고 다짜고짜 그 대열 속에 끼여 자전거를 고르고 있었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일 사이에서 시간은 빠르게 할 일 쪽에서만 바퀴를 돌리고 있었다. 하고 싶은 일은 번번이 바큇살 사이로 빠져버리기 일쑤였다.


누구에게는 아주 쉬운 일이 이루고 싶은 꿈일 때가 있다.


전국일주는 차후 문제고 겁내지 않고 마음껏 도로를 달릴 수만 있어도 좋겠다. 내 몸 어딘가에 두려움이라는 민감한 센서가 장착되어 있는 것인지, 자전거를 타다가 사람이나 차 소리가 들리면 저절로 쿵, 넘어지거나 자동으로 덜컥, 멈춰지는 통에 자전거 타기는 여간해서 늘지 않았고, 몇 번 시도하다가 흐지부지 주춤하고 있던 중이었다.


한 바퀴 두 바퀴 공원 마당을 달리다보니 용기가 생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뒤를 따라 자전거 도로로 들어선다. 재미를 붙이니 제법 속도도 붙는다.


첫 장거리 주행치고는 생각보다 멀리 왔다. 온 거리만큼 다시 돌아가야 하는 고단함이 따르지만 이 당연한 이치는 윤활유가 되어 수시로 내 삶의 피곤함을 달래줄 것이다.


꿈에 크고 작은 차이가 무슨 대수냐. 체면이나 타인의 시선 때문에 하고 싶은 일에 브레이크를 걸지 말자. 넘어진들 어떠랴. 넘어짐을 두려워해서는 달릴 수 없는 일.


‘꿈의 페달’을 힘차게 돌린다. 행동으로 연결될 때만이 꿈은 이루어지기에.     


진 명 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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