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 속의 시골 간이역! 사상역의 또 하나의 이름이다. 대도시 부산시에 있으면서도 대합실과 승강장을 연결하는 지하통로나 육교 없이 평면 건널목이 있다면 누구나 의아해 할 것이다. 1905년 경부선이 개통된 지 110년이 가까웠지만 크게 달라진 것 없이 시골 간이역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지역 최초의 교통기관 건물인 경부선 사상역은 언제 지어졌고 영업은 언제부터 했을까.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 1921년 2월 11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했으며, 1959년 10월 역사를 신축했다고 두산백과 사전에 기록하고 있다. 또한 문화원형백과에는 1921년 11월 1일에 보통역으로 영업 개시했고, 1958년 10월 30일에 역사를 신축 준공했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일까. 일제 강점기 시절 사상지역의 자료를 검색하던 중 우연히 1925년 11월 8일자 동아일보에 사상지역 유지들이 우리 고장에 기차역이 없어 구포역까지 가야만 하는 불편으로 사상에 정거장 설치운동을 펼쳐 청원서를 경남도당국에 제출하였다는 것과 1929년 2월 18일에는 정월대보름날 덕포동에서 제1회 사상각희(씨름)대회가 열렸는데 ‘전에 없던 신설정거장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사상역 설치는 1925년 11월 이후 1929년 이전임을 유추할 수 있었다.
인터넷에 알려진 내용보다 당시 동아일보의 기사라면 더 믿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근거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한국철도 100년사를 제작한 철도청 편집담당 앞으로 문의한 결과, 1928년 10월 16일자 〈조선총독부관보〉 제542호(사진)를 통해 1928년 10월 16일 건물 완공, 11월 1일 영업을 개시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 고장의 지명 유래를 보면 괘법동의 옛 지명인 괘내리와 창법리는 예로부터 사상지역의 중심지로서 면모를 과시해 왔다. 괘내라는 지명에서 ‘괘’는 ‘걸다, 달다, 게시하다’는 뜻이 있으며 ‘내’는 ‘냇가 동네’라는 뜻이 담겨 있어 이곳이 행정의 중심지로서 게시하는 곳이므로 괘내라고 했다고 한다.
이런 내력이 있는 곳에 1928년 10월 사상역이 세워졌으며, 그 이후 사상역 앞에는 시내버스, 시외버스, 도시철도, 경전철이 잇따라 들어섬에 따라 명실공히 서부산의 교통 중심지가 됐다.
강 은 수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