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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골목에 가면 ‘원조’라는 말이 붙은 간판을 아주 많이 볼 수 있다. 그 때문에 맛있는 음식을 찾는 사람들은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으며, 심지어 도시 전체가 나서서 싸운 사례도 있다. 동해안의 특산물 대게를 놓고 영덕과 울진이 서로 원조라고 다투던 일이 그것이다.
아무튼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원조는 분명 하나일 텐데 모두 다 원조라 하니 어느 것이 진짜인지 구별할 수 없어 원조 그 자체가 불신을 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진짜가 없는 세상을 말하는 것이며, 진짜가 없다는 말은 정직이 없는 거짓된 세상임을 새삼 말해 무엇하랴.
우리나라가 비록 아시아에서는 앞서 가고 있는 OECD국가이긴 할지라도 위의 덕목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은 사실이며, 특히 ‘정직지수’는 세계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음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정직하면 손해 보는 우리 사회,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없는 사실도 허위로 만들어 공격하는 네거티브 전략이 먹혀 들어가는 우리의 현실이 염려스럽다.
한때 온 나라를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수많은 유명인들의 학력위조 파문은 실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정직하지 못한지를 만천하에 고백하는 사건이기도 했다.
어른들의 이런 부끄러운 행동은 누가 배울까? 당연히 청소년들이다.
일전에 투명사회운동본부가 전국 고교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청소년 정직지수를 보니 절반을 갓 넘긴 57.9점으로 조사됐다. 특히 우리나라 고교생 10명 중 7명은 인터넷에서 숙제를 베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도 ‘자수’한 게 그 정도인데 실제로 인터넷에서 베꼈으면서 그렇지 않다고 말한 것까지 합하면 정말 10명중 8∼9명은 되지 않을까.
도산 안창호 선생은 민족의 악습인 진실과 정직이 부족한 폐단을 고치는 길이 ‘무실역행’(務實力行)이라 했다. ‘참되고 실속 있게 살도록 힘써 일 하라’는 가르침을 다시 되새겨서 거짓된 나라가 아닌 정직한 나라를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겠다.
정 경 안 (엄궁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