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소식지 : 195 호

아이에게 책 읽어주기, 의지와 동기가 우선!

 

 

 

우리 아이를 글로벌 인재로 <4>

 

 

이 효 경
(사상구국제화센터 교수부장)

 


어느새 한국 부모들에게 있어 ‘아이에게 책 읽어주기’는 반드시 해주어야 하는 숙제 같은 것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아이들은 이런 엄마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는지, 딴청을 부리기 일쑤다. 사실 ‘읽기 지도’에 있어 읽기에 필요한 낱낱의 기능들을 직접적으로 가르치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읽는 것에 대한 의욕을 고취시키고, 읽을 수 있는 자료와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어떤 책을 읽히기로 작정했다면, 우선 그 책에 등장하는 것들에 대해 아이들이 스스로 궁금해 하고, 알아보아야겠다는 의지와 동기를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료를 찾으려 할 것이고, 그것들에 관한 글을 읽는 것을 즐거워하게 된다. 중요한 건, 읽기라는 것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는 것이다. 그 글을 제대로 이해하였는가의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알고 싶어 하는 무언가를 아이가 알게 되었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앎의 즐거움은 언어 장벽을 넘어선다

영어교육에서도 영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며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듯이, 영어책 읽기에 있어서도 교사와 부모의 역할은 아이들에게 하위 언어 기능이나 지식을 직접적으로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학습이 발생하도록 조건을 만들어주고, 자료들을 찾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영어 그림책은 글 외에도 그림으로 이미 반 이상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으므로 번역은 필요 없다. 영어책을 영어로만 읽어주려면 읽어주는 부모나 듣는 아이나 어느 정도 실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므로, 원문에만 충실해서 읽어주기 보다는 간간이 한국어로 설명을 해주고 흥미를 끌 만한 질문을 함께 섞으며 책을 읽어주어야 한다. 그러니까 책 내용을 곧이곧대로 읽어주고 번역해주는 식이 아니라, 일단 영어로 읽은 후 전체적인 상황 설명을 한국어로 해주는 것이 좋다. 단어 하나하나에 집착해서 해석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영어책을 읽힐 때, 부모가 내 아이 수준보다 ‘어렵다, 쉽다’를 판단해서 가르쳐선 안 된다. 보통 내 아이의 수준이 이 정도 되기 때문에 이 정도의 수준이 되는 책을 선택하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그러나 ‘주제’를 놓고 책을 선택해본다면 아이의 읽기 수준과는 조금 다른 문제가 된다. 아이가 흥미 있어 하는 주제라면, 지문이 어렵고 쉽고를 떠나서 한번 책을 쥐어주길 권한다. 그러면 지문이 쉽든 어렵든 아이 나름의 수준에서 이해하고, 책을 유심히 보면서 읽는 것에 대한 열정도 생긴다.
이 방법이야 말로 책을 읽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진정 앎의 즐거움을 위해 책을 찾는 것이며, 앎의 즐거움은 언어의 장벽을 충분히 넘어서게 하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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