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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만의 가족 나들이던가. 걸어서 10분쯤에 만날 수 있는 곳, 우리 목적지는 ‘가족 나들이’란 이름이 좀 쑥스럽도록 아주 가까운 곳이었다. 아이들은 곧잘 무료 자전거 타기를 즐기던 삼락생태공원이라 새삼 새로울 것도 없으련만, ‘엄마랑 함께’라는 이유만으로 싱글벙글, 종알대며 앞장서서 엄마와 외할머니 걸음을 재촉했다. 경전철 르네시떼역과 연결된 하얀 다리, 끝없이 이어진 숲속 같은 산책로, 시민들의 쉼터인 녹색 공원…. 정말 “어머나!” 탄성이 절로 나왔다. “와, 좋네 좋아” 어머니도 감탄하시고, 나 역시도 우리 이웃에 이리 멋진 곳이 있어 참 좋았다. 20년간 삶의 터전인 북구를 떠나 ‘사상구민’으로 전입한 것이 지난 연말 즈음이었다. 전학하기 싫다고 눈물을 흘리며 조르던 아이들, 가슴 아픈 일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이사 후 밀어닥친 한파에 전국이 꽁꽁 얼 무렵, 하필이면 한밤중에 정전대란이 우리집만 수차례 연속 발생했다. 극심한 추위에 노출된 노모와 아이들, 집안 곳곳에 숨어있던 크고 작은 문제들, 안방을 침투하고 흘러내리는 빗물……. 급기야 어머니의 분노가 폭발해 집주인과의 심한 언쟁으로 이어졌다. 전학이 싫다 울던 아이들, 정든 땅을 벗어나기 싫다 반대하시던 어머니를 뒤로 한 나만의 ‘고집’이 이렇게 죄가 될 줄이야. 마침 일요일이라 공원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거나 단체 줄넘기, 공놀이를 즐기는 많은 이들에게서 여유와 평화로움이 보였다. 살랑살랑 미풍에 녹색 이파리들이 춤추고, 어디선가 풍겨오는 꽃내음에 절로 기분이 좋다. “엄마, 우리 이사 잘 왔지요?” 능청스런 나의 물음에, 음료수를 마시던 어머니가 허허 크게 웃다가 음료수를 입가로 흘리고, 그것을 닦아내던 나도 덩달아 깔깔 웃었다. 햇살 아래 모녀의 웃음이 퍼지고, 서로 뽐내기 하듯 자전거로 내달리는 아이들의 천진함도 시야에 있다. 지난겨울 유독 추웠던 만큼 이 봄 햇살은 더욱 찬란하기만 하다.
주 성 미 (괘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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