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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생신을 맞아 친정에 내려갔던 주말 오후. 우리 집 아들 둘과, 우리 아이들을 보고 놀러온 시골 이웃집 남자 아이들 셋. 이미 3시간째 컴퓨터 앞에 모여 앉아 게임만 했다. 나는 아이들이 콘크리트를 벗어나서 들판에 좀 나갔다 오기를 바랐다. 잠시 후 모두 밖으로 나가는 것 같았다. 차를 한잔 마시고 다시 집 밖을 바라보니 아이들은 또 하얀 시멘트로 발라져 있는 마을회관 앞에서 놀고 있었다. “얘들아, 엄마가 밖으로 나가 놀라고 한 것은 저기 흙으로 된 길이나, 밭고랑과 냇가, 둑길을 걸어보라고 한 거야. 그래야 흙도 밟아 보고 맑은 공기를 실컷 마실 것 아니니?” “아줌마, 우리는 그런 거보다 여기가 더 좋아요. 바지에 흙도 안 묻잖아요.” “그래, 엄마. 그냥 여기서 놀래. 풀 같은 건 인터넷 찾아보면 다 나오잖아.” “………” 시골 아이들조차 이미 콘크리트에 익숙해져버린 세대. 도시 아이들은 그나마 흙을 그리워할 줄 알았건만, 아예 흙을 잃어버린 채 컴퓨터로 다 해결하려는 생각이 지배하는 현실 앞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아이들은 밖에서 펄펄 뛰어 놀면 얼마나 재미있는지, 냇가에 가서 물속의 돌을 들춰보면 보고 느낄 수 있는 게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그리고 흙 위에서 뛰놀다가 땀을 흘리고 들어올 때는 얼마나 상쾌한지 모르는 것 같았다. 늘 추억이 있는 시골인데 그나마 얼마 되지 않는 시골 아이들조차, 그리고 이미 완전히 콘크리트에 함몰돼버린 도시 아이들은 이제 흙을 번거로운 존재, 묻으면 털어야 하는 귀찮음이 따르는 것으로 멀리하고 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골 아이들마저 도시처럼 삭막해져 가는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내내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정말 어떻게 하면 ‘인간이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감동은 자연에게서’라는 소중한 진리를 아이들에게 깨우쳐 줄 수 있을까. 이젠 너무나 큰 내 숙제가 됐다.
김 정 수 (모라3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