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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나면 건강 이야기, 인사 때도 건강 이야기, TV를 켜도 신문을 들춰도 건강과 웰빙 이야기가 화면과 지면을 도배하는 요즘이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것은 사람의 기본적인 욕망이다. 이런 욕망을 반영하듯 우리 사회는 늘 앞다퉈 건강을 이야기하고, 뭐가뭐가 몸에 좋다는 말만 나오면 까마귀도 잡아먹고 지렁이도 먹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이다. 굼벵이가 남아나질 않고 웅담을 먹으러 중국까지 가서 곰의 가슴에 빨대를 꽂기도 한다. 사슴의 생피도 마구 빨아먹고, 뱀의 간도 꺼내 먹는다. 하지만 육체적 건강만 신경 썼지, 정작 가꾸고 다듬어야 할 정신은 너무나 나 몰라라 하며 방치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보면 정신없이 불어 닥치는 ‘건강 열풍’이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 스티븐 호킹 박사가 예전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운동하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은가”라며 자신의 신체장애를 빗대어 우스개 소리를 한 적도 있다. 오래 전 한 전문 ‘제비족’의 자서전을 읽은 기억이 있다. 그 제비족은 술은 물론이거니와 담배는 일절 하지 않는다고 했다. 여러 여성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항상 몸 상태가 짱이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했다. 이는 몸은 건강한데 정신이 바르지 않은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들을 한번 보자.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가다 보면 책을 읽는 승객은 전체의 5%도 안 된다. 다들 약을 먹은 닭처럼 고개를 한쪽으로 떨어뜨린 채 잠을 청하고 있다. 물론 업무에 지쳐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밤에 술집에서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 횟수에 비하면 마냥 피곤해서 그렇다고만 볼 수는 없다. “서재 없는 궁전에서 사느니 서재 있는 다락방에서 살겠다”라고 하는 영국의 격언은 독서의 필요성과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것 같다. 육체를 위한 먹기와 운동도 중요하지만, 정신의 가치들을 지키는 건강을 위해서도 노력하는 시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요즘은 가을에만 책을 읽지 않는다. 그저 눈앞에 있는 모든 책들이 마음의 양식이니 굳이 때를 가릴 필요가 있을까. 우리 모두 책을 펼쳐보자.
주 정 완 (덕포2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