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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화사한 조명에 주민 표정도 환해져 사상팔경·아이들 그림벽화 보는 재미도
도시의 멋스럽게 디자인된 건물 하나가 세계의 유명관광 코스가 되기도 하고 아름다운 건축물로 도시의 미관이 변화되기도 한다. 최근 점등식을 한 ‘주례 왕굴다리’가 바로 그런 곳이 아닐까? 회색의 칙칙하고 어두운 굴다리. 때로는 피해가고 싶은 길이기도 했던 그 곳이 이렇게 다른 공간으로, 마치 놀이공원의 입구를 잘못 찾은 것이 아닐까? 눈을 의심해 보기도 한다. 굴다리를 지나는 동네 주민들의 표정도 환해진 조명만큼이나 밝다. 보훈병원을 가기 위해 자주 찾는다는 할아버지는 “하도 멋지게 꾸며놔서 오늘은 구경삼아 걸어봅니다”라며 구경하는 시선이 바쁘기만 하다. 또 다른 아주머니는 “아름답게 바뀐 굴다리 때문에 통행할 때마다 기분까지 좋아지네요” 라고 한다. 도시의 미관이 사람들의 표정과 기분까지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두 개의 다리가 표현하는 의미도 하늘과 땅을 상징하고 있어, 땅을 상징하는 다리에는 세덤류라는 작은 식물이 상단에 심어져 자라고 있다고 한다. 따뜻한 봄날이 오면 더 푸르름으로 변모할 주례 왕굴다리가 녹색의 생명이 숨 쉬는 자연 친화의 장소로 변신할 것 같다. 내부에는 사상의 자랑거리인 사상팔경이 디자인 되어 있고, 아이들의 조금은 서툴고 미소 짓게도 하는 그림이 타일로 제작되어 있어 보고 있노라면 미술관에 온 것 같은 생각마저 들어 꼼꼼히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디자인 하나로, 조명 하나로 도시의 천덕꾸러기처럼 싸늘해 보이던 곳이 이제는 ‘주례의 중심’이 되고 한번쯤 구경하고 싶은 곳으로 바뀌어 우리 곁으로 온 주례 왕굴다리. 이 이름 보다는 새 옷에 걸맞은 아름다운 이름을 지어 주고 싶은 마음에 예쁜 이름들이 머릿속에서 자꾸만 샘솟는다.

황 은 영 명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