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소식지 : 190 호

소중한 인연, 고마운 배려

 

 


 

변두리 길가에 숯불구이 오리고기 전문 프랜차이즈가 있다. 얼마 전 큰 아이 생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찾아갔다. 손님들이 많았고 너도나도 고기를 먹으며 밀렸던 얘기, 쌓였던 감정들을 푸느라 시끌벅적했다.
잠시 후 우리 식탁에 숯불을 갖다 놓는 종업원 아저씨. 다리가 무척 불편해 보인다. 하지만 긴 집게 같은 쇠막대기에 숯불 통을 가져다가 화덕 안에 능숙하게 집어넣고 고기구이 판을 세팅해 놓고 나가시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고기를 시켜서 한참을 먹다가 불판을 갈아야겠기에 벨을 눌렀다. 곧바로 뛰어오신 분. 아까 그 아저씨다. 역시 신속하게 불판을 갈아 치우고 일어나셨다.
은근히 궁금해졌다. 이런데서 일하시려면 굉장히 바쁘고, 빨리 움직여야 하는데 한쪽 다리가 불편하기 때문에 사장님이 싫어할 텐데…. 어떻게 취직을 하셨지? 참 쓸데없이 남의 일에 끼어들어 관심 갖는 내가 우스웠지만 그분에게 일을 맡기신 사장님이나,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열심히 일하시는 아저씨나 모두 다 궁금증을 갖게 만들기는 매 한가지였다.
그리고 두 달쯤 후. 그 고깃집에 한 번 더 갔는데 역시나 아저씨는 예전의 그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계셨다. 나는 이내 용기를 내어 “혹시, 사장님과는 친척인가요?”하고 여쭙자 아저씨는 빙그레 웃으시며 “군대 고참이요”라는 게 아닌가.
아∼, 군대 인연으로 함께 일하시는 두 분. 그리고 아저씨는 묻지도 않은 상세한 설명까지 곁들여 주신다. 아들 둘은 중학생, 아내분도 그 식당 주방에서 일을 하신다고. 다리는 교통사고로 다쳤는데 우연히 만난 사장님이 기꺼이 그 부부를 취직시켜 주었다며 너무 고맙다는 말씀까지….
물론 군대라는 인연도 있었겠지만 식당에 다리가 무척 불편한 분을 채용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선뜻 그분과 부인까지 함께 일하게 하신 고깃집 사장님은 이들 부부와는 너무나 소중한 인연이었고 고마운 배려였다.
우리 사회의 밝은 빛, 다른 사람들에게도 흐뭇함을 주면서 아주 가까운데서 반짝이고 있었다.

 

이 재 령
(모라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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