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소식지 : 189 호

전기 아끼는 궁상스러운(?) 아줌마

 

 

 

남편이 벗어놓은 옷을 손빨래로 열심히 주무르는 걸 보고 옆에서 또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한 마디 던진다.
“세탁기는 놔뒀다가 박물관 갖다 줄라카나?”
“빨래가 몇 개 되지도 않는데 세탁기는 머할라꼬 돌리노? 전기 아깝게.”
하지만 남편의 표정은 내 노력을 ‘가상히’ 여기지 않는 분위기다. 시대에 뒤떨어지게 약간 ‘궁상’을 떤다는 그런 표정이다.
아주 비범한 재주도 없고, 그렇다고 남들처럼 능력이 뛰어나서 직장에 다니는 것도 아닌 전업주부. 그게 내 직업이니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야말로 가정 일에 충실히 하는 것. 그 중에 전기낭비하지 않는 일도 중요한 일과 중 하나다.
예를 들면 진공청소기 돌리지 않고 운동 삼아 빗질하고 물걸레질 하는 것 등등. 열심히 분리수거도 하고 물 절약, 에너지 절약에도 힘쓴다. 다림질도 한꺼번에 모아서 하고 TV나 컴퓨터도 안 보거나 안 할 때는 코드도 빼 놓고 꺼 놓고, 전깃불도 사람 있는 곳만 아니고는 다 끈다.
세탁기, 청소기, 다림질이야 내가 하는 거니까 문제가 없는데 전깃불만큼은 식구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집이 삭막해 보인다는 둥, 집이 어두우면 마음이 ‘우울 모드’로 변한다는 둥…. 심지어 아이들은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전등불을 켰다 껐다 하면 오히려 더 낭비라는 말까지…. 그래서 우리집 전등은 식구들은 켜기 바쁘고 나는 끄기 바쁘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아낀다고 해 보지만 얼마만큼 절약되는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내가 노력하는 것에 비해서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 집처럼 모든 이들이 한다면 전기요금, 가스요금, 수도요금은 훨씬 줄어들어 에너지 절약이 확실히 될 거라고 생각한다. 기름값, 전기료 등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데도 겨울에 내복도 안 입고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라고 손가락질 받지 않나? 그럴수록 주부들이 더 바지런하게 움직여보자. 분명히 에너지가 절약될 것이다.

황 미 경
(감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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