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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주부들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덕포동에 있는 사상도서관에 갔더니 아이들이 적잖게 소란을 피웠다. 열람실 이곳저곳을 마구 헤집고 다녔기 때문이다. 뛰는 아이들 챙기느라 부모들은 무척 난처해졌고 도서관에 너무나 미안했다. 아이들이 조용해졌다고 느끼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1시간쯤 지나면서부터였다. 좋아하는 자리를 맡아놓은 아이들이 읽고 싶은 책을 욕심껏 쌓아놓고 읽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다른 쪽에서 책 읽는 아이들을 가만히 살펴보았다. 자주 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아하, 나는 그제서야 확실히 알았다.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하려면 한꺼번에 책을 들여놓고 읽으라고 명령할 게 아니라 책장에 읽고 싶은 책이 얼마나 있는가, 매일 엄마 아빠가 얼마나 자주 책을 읽어주어야 하는가, 책을 아이들이 ‘장난감’으로 여기도록 친근감을 스스로 갖게 해야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을. 아이들이 천방지축 나대다가 결국엔 자리를 잡고 앉은 가장 큰 이유는 주변에 차분히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언니, 오빠, 형님, 부모님 같은 어른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즉 책을 읽는 분위기, 거기에 아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동화되고 취한 것이다.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책을 무조건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는 게 아니라 “어른들은 책을 ‘읽는 장난감’으로 생각하는구나”라고 믿는 것이다. 한참동안 책을 보던 우리 아이가 “엄마, 책 읽다가 밤 되면 여기서 잠자면 안돼?”라고 묻는 게 아닌가. 아이는 벌써 도서관이 스스로 흥미를 끄는 뭔가를 찾아보고, 편안하고 따뜻하면서도 머물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공간임을 알아챈 것이다. 느지막이 잠자고 싶을 만큼.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기다림이었다. 아이들이 그 모든 것을 놀이처럼 가지고 놀다 스스로 책을 읽을 때까지. 그러고 보니 아이가 책을 놀이기구처럼 몸에 붙이고 체득할 수 있게 하는 건 가정에서 엄마의 몫이 분명한 듯하다. 아이들 머릿속이 항상 독서 중이게 하려면 부모의 노력이 중요하다. 도서관을 딱딱하고 근엄하고 중압감을 느끼는 공간이 아니라,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책 읽는 놀이터’로 생각하고 스스로 책을 골라 읽게 하는 노력이 그것이다. 오늘 당장 TV를 끄고, 컴퓨터도 끄자. 그리고 엄마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책 놀이’를 시작해 보자.
전 연 희 (학장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