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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아내와 결혼을 하기로 약속하고 농촌에서 농사짓던 처가 쪽에 첫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 식구들이 모두 모여 밥을 먹게 되었다. 배도 출출했지만 시골집에서 끓인 된장찌개가 아주 맛있어서 밥 한 공기를 뚝딱 먹어치웠다. 그리곤 밥공기에 붙어있는 밥풀떼기가 남아있을까 싶어 숟갈로 알뜰하게 닥닥 긁어서 밥그릇을 깨끗하게 만들어 놓았다. 그때 내가 밥 먹는 모습을 지켜보던 장모님이 더 이상 물을 거 없다며 딸을 확 주셨다. ㅎㅎ. 어린 시절에 아버지로부터 받았던 ‘밥상머리 교육’. 바르게 앉아서 먹어라,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쥐지 마라, 상에다가 젓가락 맞추는 소리를 내지 마라, 입 속에 음식을 넣은 채 말하지 마라, 밥그릇에 밥풀을 붙여놓은 채로 숟갈을 놓지 마라, 밥풀을 흘리지 마라…. 이루 다 셀 수가 없다. 거의가 ‘하지 마라’는 것들이어서 어린 심정에 불만도 없지 않았고 불편을 많이 느껴야 했지만, 바르게 배운 밥상머리 교육 덕분에 오늘 이렇게 바르게 가정 꾸리고 사는 게 아닌가 싶다. 아버지는 농민들의 땀이 배어 있고, 하늘의 보살핌이 집약되어 있는 쌀을 귀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일러주셨다. 논에 모가 심겨지고 벼가 생산되기까지의, 일년 농사의 전 과정에 대한 설명을 요즘 도시 아이들이 알 리가 없다. 이게 누구의 몫인가. 부모들이 해야 하는데 부모들조차 밥상머리 교육이 스스로 안돼 있으니 아이들이 오죽할까. 돌이켜보면,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밥상머리에서 가르친 수많은 소소한 식사법들은 모두가 쌀에 대한 각별한 인식을 갖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를 살게 해주는 밥 앞에서 우리가 어떤 자세를 하고 어떻게 밥을 대해야 하는가. 그것은 결국 사람으로서의 갖가지 바른 품성과 덕목들을 키울 수 있는 ‘기초’가 되는 셈이었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상상하기도 어려울 만큼 가난했지만 마음만은 항상 곧고 바르게 유지했던 원초적인 뿌리도 역시 아버님의 밥상머리 교육 덕분이었다. 그런 가정교육의 기본을 이어가지 못하는 요즘 세태가 아쉬울 뿐이다. 우리의 삶 안에 쌀 한 톨, 밥풀 하나를 귀중하게 여길 줄 아는 마음이 줄기차게 이어지도록 지금이라도 우리 사상구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밥상머리 교육의 전통을 심어주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강 석 훈 (학장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