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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모라동을 ‘운수골’이라고도 한다. 봄이 오면 해마다 벚꽃축제가 열리고 온통 꽃 속에 파묻힌 ‘분홍빛 고을’이 더없이 아름답다. 오늘은 축제 때 펼쳐질 노래자랑 예선이 있는 날이다. 심사위원께서 심사기준을 발표하면서 참가자 40여 명 중 10명을 선발할 것이라고 한다. 예선부터 낙방하면 안 되는데…. 은근히 걱정이다. 출연자 몇 사람은 대중가요에 문외한인 내가 듣기에도 가창력이 아주 뛰어난 것 같고, 단정한 옷차림을 한 여성 시각장애인이 정성 들여 노래하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이다.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낸다.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실망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멋있고 신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어서 90대 할머니가 부축을 받고 무대에 올라오시기에 참 대단하시다 여기는데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부르기 시작, 차츰 이상한 가락으로 바뀌고…. 이제 그만하셔도 된다고 진행자가 몇 번이나 만류했지만 멈추지 않으신다. 설마 이제는 끝나겠지…. 모두 숨을 죽이고 있는데 할머니의 이상한 노래는 계속되고, 장내는 폭소가 터지고 나는 눈물까지 흘리며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드디어 20번째로 내 차례. 조금은 긴장되지만 가곡 ‘얼굴’을 곱게 부르려고 최선을 다했다. 다음날 “합격입니다. 축하합니다”라는 복지관 선생님의 말씀에 농담 아니시냐고 반문하고 돌아서는데 참 기분이 좋았다. 좀 더 연습해서 본선에서는 자신 있게 불러야겠다. 화창한 봄날. 축제는 시작되고 각종 체험행사, 먹을거리로 마음 넉넉한데 춤사위, 창까지 있어 흥겨웠다. 남녀노소, 젊은 연인들, 학생들까지 함께 어우러져 흐드러지게 핀 벚꽃 정취에 흠뻑 빠져들며 즐거워하는 분위기가 마치 잔치 한마당이다. 또한 남성중창단의 경쾌한 리듬에 관중 모두가 신이 나서 어깨를 들썩이고, ‘오솔레미오’는 정말 좋았다. 합창연주는 자주했으나 노래자랑대회에 참가하기는 팔십 평생 처음이다. 가곡 ‘동심초’로 본선에 도전, 목이 쉬어 기량껏 부르지 못해 아쉽지만 훗날 빙긋이 웃으며 회상할 수 있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백 정 자 (모라3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