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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배, 현아! 네가 엄마의 품을 탈출해 이 땅의 찬연한 빛을 바라볼 날이 점점 다가오는구나. 나이 서른이 넘어 결혼한 엄마 아빠에게 첫 아이인 너의 임신 소식은 지금껏 살아온 우리에게 가장 행복하고 들뜨게 한 사건중의 사건이었단다. 그렇게 벌써 7달이 지났구나. 가끔씩 너의 발로 엄마의 배를 힘차게 차면서 “엄마, 나 좀 더 빨리 밖으로 나가면 안돼?”라고 보채는 듯한 느낌을 받지. 그럴 때마다 엄마는 네게 이렇게 말해주곤 한단다. “현아. 이 세상에는 절차와 순리가 있는 거란다. 너도 마찬가지야. 좀더 성숙해지면 그때 보자꾸나”라고…후훗…. 세상의 빛을 기다리는 현아. 네 이름은 이미 오래전 너의 할아버님께서 한달을 연구하시고 고민하신 끝에 지은 거란다. 아들 며느리의 행복한 선물을 전해 들으신 할아버지께서도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모르지? 그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손주의 태명을 짓는데 할아버지도 무척 오랫동안 고민하셨다는구나. 할머니께서도 너를 갖기 두 달 전에 커다란 구렁이 두 마리가 할머니 사시던 경남 사천의 시골집 초가지붕 위에서 똬리를 틀고 하늘로 올라갈 채비를 하는 태몽을 꾸셨다는구나. 그래서 우리는 혹시 이 녀석들이 쌍둥이 아닐까 하는 기대(?)도 했지. 어느 새 너를 닮은 새싹이 돋는 나무들과 싱그러운 공기가 대지를 가득 채우는 4월이구나. 이제 얼마 후면 온 세상의 신록이 풍부한 빗물과 따스한 햇볕을 받아 무럭무럭 자라는 여름이 올 거란다. 세상 만물이 1년 열두 달 가운데 가장 많은 성장을 하는 계절이지. 우리 현이는 지금 네가 있는 ‘방’이 자꾸만 좁아진다고 불평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그렇지 않아도 하루가 다르게 불러오는 엄마 배를 보며 아빠는 생명의 소중함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 새삼 느끼고 있단다. 그리고 요즘 아기는 엄마 아빠만의 기쁨이 아니라 국가적 경사인거 아니? 요즘 젊은 엄마들이 아기를 잘 낳지 않아서 나온 말이란다. 그러고 보니 엄마 아빠는 아기를 낳게 되니 애국자가 되는 셈이구나. ㅎㅎ 오늘도 엄마와 아빠는 네가 태어나 정직하고 정의롭고 현명하게 자라도록 늘 태교를 한단다. 오늘의 태교는 정의야. 독일 철학자 칸트가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를 세우라’(Fiat justitia, ruat caelum)고 말했다지? 하늘이 무너져도 지켜야 할 정의가 과연 무엇일까. 현아! 우리 현이가 태어나면 반드시 정의로운 사람이 되길 바란다. 이름처럼 현명하고 올곧은 신념과 원칙으로 정의를 지키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한결같이 강한 현이가 태어나길 바라는 엄마가….
오 미 영 (괘법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