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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두영 의원
지역주민들의 선택을 받아 주민을 대표하는 구의회 의원으로 일하게 된지 어느덧 5개월. 이제 겨우 새로운 일과 환경에 적응하느라 바쁘게 설친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고마운 시간이었다. 의회에서 조례를 심의하고 행정을 감시하는 일련의 의회 관련 업무를 할 때는 내가 ‘머리 쓰는 일’을 하는 사람 같고, 또 지역행사에 참여하거나 민원해결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할 때는 ‘몸 쓰는 일’을 하는 사람 같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는 주민을 대표해 일하는 선출직 신분으로써 모든 사람을 위해 ‘마음 쓰는 일’을 하는 즉, ‘마음 노동’을 하는 노동자이고 싶다. 또한 나 자신이 사상구에 살면서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예전의 물고기 잡고 흙먼지 뒤집어쓰면서 친구들과 정겹게 뛰어놀던 그런 ‘시골스러운’ 사상구를 만들어 가고 싶은 것이 나의 작은 소망이라고 모두에게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사상구 주례동에서 대대로 살아온 토박이다. 어릴 때 사상구는 낙동강하구의 넓은 논과 늪지대였다. 수많은 물고기와 철새 떼가 노닐며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들판으로 이루어져, 지금 세계적인 늪지대로 알려진 순천만보다 더 넓고 아름다운 지역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엄궁의 낙조, 장인도의 재첩·꼬시래기·게, 포프라마치 수문의 잉어·뱀장어, 삼락·모라의 늪과 호수, 주례에서 강둑까지 이어지는 늪과 갈대숲 등 그 얼마나 천연의 보고(寶庫)였던가? 지금까지 제대로 관리가 되었다면 세계적인 철새도래지 및 천혜의 자연유산이 되지 않았을까 라고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그런데 초등학교 4∼5학년 때 쯤 사상공단이 들어서면서 그 넓은 늪지대가 흙으로 메워지기 시작하면서 공장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하였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공단이 처음 조성될 당시만 해도 환경오염에 대해 무지했고 많이 관대했으리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사상공단이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은 하지만 공해문제에 대해 너무나 관대했던 것이 아닌지 지금은 의구심을 가지게 되는 게 사실이다. 사상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사상공단과 오염, 악취, 문화의 불모지란 오명으로 불리웠던 지난 날 들. 이제는 그때의 공장들이 큰 기업이 되어 타 지역으로 다 떠나버리고 지금은 소규모 기업, 공구상가, 점포, 버스터미널 주위의 유흥가, 개발이 시급한 검은 하천 등 만이 지금의 사상구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칼럼을 쓰면서 새삼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구의원이 되기 이전의 모습과 현재 나 자신의 모습. 나 자신으로 말미암아 다른 사람에게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준 적은 없었는지, 반성의 시간을 가지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명심보감에 ‘몸을 낮추는 자만이 남을 다스릴 수 있다’고 했고, 유비가 제갈공명을 얻기 위해 삼고초려를 했듯이, 먼저 몸을 낮추는 자만이 다른 이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즉, 겸손은 리더의 기본 덕목이며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과 같이 인간적인 성숙과 겸손은 비례의 관계에 있다. 자기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겸손이 성숙 없이 이루어지면 비굴함이 되어버리고 모든 문제는 결국 자신에게 귀착하게 될 것이다. 냉정한 자기성찰과 부단한 자기계발을 바탕으로 자존이 형성되고, 거기에 더하여 타인을 아우르는 마음의 폭을 넓혀간다면, 겸손과 배려는 자연스레 몸에 배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앞에서 이야기한 ‘마음 노동’이 어려운 진짜 이유는 겸손과 배려를 통해 마음을 골고루 공평하게 써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고개조차 어느 한 쪽에 더 치우치지 말고 양쪽에 골고루 돌리고 바라보라는 어느 선배 정치인의 말이 새삼 마음 무겁게 다가온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