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소식지 : 175 호

의원 칼럼 - ‘무상급식’은 대세다

 

 

김부민 의원
(삼락, 덕포1·2동)

 


  가끔씩 초등학교 앞을 지나칠 때 운동장을 보며 ‘많이 적다’라는 생각을 한다. 어렸을 적 운동장에서 벌을 받을 때에는 그리 큰 운동장이었는데…….
  그리고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너무 작아 나도 어렸을 적에는 정말 작았구나 라고 생각하며 옛 생각을 떠올리곤 한다. 어릴 때에는 부모님들은 잘 먹고, 잘 자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라고 말씀하시면서 내심 공부도 좀 잘해라 라는 무언의 협박 아닌 압력도 받았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에도 점심을 굶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에 조금의 당혹감과 놀라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950년대 이전에는 ‘보릿고개’라는 단어가 생활용어처럼 사용되었다고 한다. ‘보릿고개’는 지난해 가을에 수확한 양식이 바닥나고, 올해 농사지은 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은 5∼6월. 현재에는 경제성장과 함께 국민들의 소득도 늘어나고, 생활환경도 나아짐에 따라서 보릿고개라는 말이 실감나지 않으나, 1950년대까지만 해도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는 보릿고개 때문에 국민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현대판 보릿고개가 초등학교에 존재한다. 시기적인 보릿고개가 아니라,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급식비를 제대로 내지 못한 아이들이 배를 굶어가며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그리 큰 숫자가 아닐지라도 G20정상회의를 유치할 정도로 성장한 경제선진국 대한민국에서 이런 아이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이번 6·2지방선거에서 전국의 대다수 후보들이 무상급식을 주요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된 분들은 이것을 시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벌써 시행된 곳도 있고, 예산이나 다른 부분으로 인해 활발히 논의 중인 곳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가까운 경남의 합천은 무상급식에서 더 나아가 ‘친환경 무상급식’을 작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농민들도 살고, 어린이들에게는 좋은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두 마리 토끼를 다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만큼 무상급식은 이번 6·2지방선거의 화두였고, 국민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학교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16명의 교육감 중에서는 14명의 교육감이 주요공약으로 내세웠다. 당연히 부산교육감께서도 주요공약으로 내세웠고 추진하려 노력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무상급식’은 그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헌법 31조 3항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어떻게 밥을 안 먹고 공부를 할 수 있는가? 그러니 당연히 학교에 있는 시간인 점심시간에 급식까지도 하나의 교육으로 생각하고 책임져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으로 하고 있다.
  의무교육을 받을 시기인 청소년기 이전 먹을거리에 아이들의 성장과 생활태도까지도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이만큼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먹는 것도 하나의 교육이 된다. 그런데 이 교육을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알려주지 않는다면 이 책임은 과연 누가 질것인가?
  따라서 우리에게는 이러한 교육을 제대로 시켜야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사상구의 현안을 살펴보자. 사상구는 21개 초등학교, 1만6,000여명의 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급식을 하고 있다. 대략 한 끼에 1,900원의 급식비를 180일 계산하면 약 54억이라는 큰돈이 사용되는 셈이다. 이 54억이라는 예산을 100% 우리 구에서 책임진다면 큰돈이 되어서 부담이 될 것이다. 2010년 사상구 예산 중 약 5%에 해당하는 엄청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산교육감 공약에서도 시, 교육청, 기초자치단체가 나누어서 분담하자고 하였기 때문에 일정부분만 예산을 확보한다면 그리 큰 어려움이 없을 거라 생각된다.
  그리고 한번에 해결하는 방법은 국회에서 급식예산을 예산에 반영해서 통과시켜주면 이런 문제를 재정난이 어려운 기초자치단체가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22조나 되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4대강살리기사업에 밀려 대한민국 초등학생 전체가 무상급식을 할 수 있는 2조원의 예산을 확보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자신의 의지를 공약에 의해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다고 말은 못하겠지만, 우리의 아이들이 편안하게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필요한 사업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최대한 반영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과 많은 현실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제일 중요한 것은 자치단체 구성원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말이다.
  무상급식이 시행되었거나 어느 단계까지 추진 중인 기초자치단체를 보면 예산보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서울 성북구, 강원도 정선군, 경기도 고양시, 경남 합천군, 전라도 목포시, 영암군, 충청도 홍성군/지방자치단체- 강원도, 제주도, 전라북도, 경기도) 위 단체 중에서 재정자립도가 22.3%인 우리구보다 높은 곳도 있지만 대부분 지방의 작은 기초자치단체는 우리구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 단체들은 단체장을 비롯한 구성원들이 모임을 결성하고, 조례를 제정하려는 노력으로 인해 작게는 몇 십억에서 많게는 몇 백억이라는 재원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모습들에서 무상급식이 그리 큰 어려움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예를 보여준다.

 

  사상구는 몇 년 전 지역주민들의 노력으로 ‘무상급식’조례를 추진하려고 한 경험이 있다. 그 당시에는 시대의 상황이 반영되지 않았는지 제정되지 못한 뼈아픈 기억이 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그 때와는 크게 달라지고 있다. 전체적인 국민의 여론이 받쳐주고 있고, 민심에 아주 민감한 선출직 단체장과 의원들의 대다수가 민심을 얻기 위해 무상급식을 외쳤다.
  이만큼 무상급식은 대세고 꼭 해야 할 일이다.
  그러면 사상구가 전국 최초는 안 되더라도 부산에서는 먼저 앞장서서 부산 최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상구는 2007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었고, 행정조직 안에 평생학습지원팀이 만들어져 있을 정도로 100년 대계인 교육에 아주 관심과 노력을 하고 있는 자치단체 중에 하나이고, 평생학습지원팀뿐만 아니라 드림스타트팀까지 나서서 저소득층 아동에까지 관심을 가질 정도로 노력하는 곳이다. 그렇다면 사상구는 충분한 명분을 가지고 있고, 의지가 있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주민이 관심을 가지고 ‘무상급식’을 추진했었고, 구청에 교육 관계조직이 구성되어 있고, 6·2지방선거의 주요 공약 중에 하나인 무상급식을 외쳤던 분들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이런 3박자가 다 갖추어져 있는 데도 이것을 실행하지 못하면 차려 놓은 밥상을 못 먹는 모습이 된다. 
  기왕 하려면 일부 무료급식이 아니라 아이들이 눈칫밥 먹지 않고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무상급식’을 꼭 사상구에서 부산 최초로 시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프라가 부족한 사상구의 열악한 교육환경이라고 말만 하지 말고, 이것을 어떻게든 긍정적인 생각으로 우리구에 맞는 환경으로 변화 적응시켜 또 하나의 사상구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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