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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은 것들은 자신으로 돌아가고 돌아가지 못하는 것들만 바다를 그리워한다 (줄임) 때때로 우리들은 자신 안에 너무 많은 자신을 가두고 북적거리고 있는 자신 때문에 잠이 휘다니, 기억의 풍금 소리도 얇은 무늬의 떫은 목청도 저문 잔등에 서리는 소금기에 낯이 뜨겁다니, 갈기털을 휘날리며 백사장을 뛰어가는 흰말 한 마리 꽃들이 허리에서 긴 혁대를 끌러 바람의 등을 후려칠 때 그 숨결에 일어서는 자정의 달 곧이어 어디선가 제 집을 찾아가는 개 한 마리 먼 곳으로부터 걸어온 별을 토하며 어슬렁어슬렁 떫은 잠 속을 걸어 들어간다 박주택 詩, 「시간의 동공」 부분
너의 잠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나의 잠이 아니고 너의 잠 속으로! 나는 이미 오래 전에 나에게로 돌아가는 길을 잃었다. 마음 안에 가진 것이 너무 많으며, 머릿속에 기억이 너무 많은 까닭이다. 흐린 눈으로 세상을 보면 모든 존재의 정처없음이 보인다. 그들의 생의 길이 어디 굴곡 아닌 것이 없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다 지나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어디쯤에서 나를 잃어버린 것일까? 아침부터 이 늦은 밤까지 내가 헤매고 다녔던 거리와 나무들, 별과 별 사이, 버스를 탔었던가? 인적 드문 골목과 무수한 소문들 사이로……. 어디쯤에서 내가 나를 두고 왔는지. 바다가 보고 싶다. 너의 잠 속에서, 나는 푸른 망망茫茫의 바다를 보고 싶다. 모래톱에는 새발자국이 흩어져 있고 밤이 되면 별들이 떨어져 반짝이면서 죽어가는 바다. 자정이거나, 자정이 훨씬 지났더라도 좋을 것이다. 그 바다를 두고 서면 나는 내 절망이 깨어지고 흩어지며 더 탄탄한 절망으로 태어나는 모습을 만날 것이다. 그 바다 가까이 밤을 지샌 사람은 안다. 어슬렁거리던 개들마저 다 그들의 잠으로 돌아간 뒤, 새벽이면 바다에 빠져죽은 무수한 별들이 더 찬란한 몸이 되어 하늘로 오르는 것을. 바닷가 바위 위에는 그 별들이 벗어놓은 허물이 하얗게 말라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것을. 아, 이 소금기! 편안하지 못한 것은 깊은 어둠 속에서 버티고 선 나도 저 바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기에 저리 쉬지 않고 들썩이는 것이리라. 새들은 발자국만 남긴 채 다시 돌아오지 아니할 것인가. 다시 눈이 흐려져 온다. 너는 지금 무슨 꿈을 꾸고 있는지. 이왕이면 너의 꿈은 꽃이 가득 핀 화원이었으면 좋겠다. 비린 소금기 말고 가슴이 먹먹해지도록 좋은 들꽃 향기가 났으면 좋겠다. 네게로 가는 길은 단 하나의 작은 숲길―. 너의 작은 집이 보이고, 내가 부르는 노랫소리에 너는 잠속이라도 너의 창을 열고 환한 미소로 답하여라. 그런 꿈속이라면 나는 내게로 돌아올 길을 놓아 버려도 좋겠다.■시인■ |